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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는 여행중 Nov 17. 2023

5. 2024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라멘집

서울 연남동 [사루카메]

  라멘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사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내가 사는 동네에 작은 라멘가게를 차리고 싶은 꿈도 있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니 이런 열정에 비해 지금까지 다양한 라멘을 많이 접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정말 인상 깊게 먹은 라멘으로 떠오르는 것도 일본 여행 갈 때마다 먹는 이치란의 돈코츠 라멘 정도니까 말이다. 그렇다. 나는 아직 라멘에 입문도 제대로 안 한 초보자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제대로 라멘 경험치를 쌓아보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한 7월 어느 여름날. 혼자서 점심을 먹으러 사루카메에 왔다. 2024년 미슐랭 가이드 서울에 이름을 올린 집이었다. 열두 시도 되기 전이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꽉 찬 가게. 웨이팅도 다섯 팀 이상은 되어 보였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 15분 정도 지났는데, 혼자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내 차례가 왔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어서 자리에 앉았다. 바 테이블 좌석 맨 끝 자리. 오픈형 주방이어서 일본인 사장님의 라멘 제조과정을 눈앞에서 직관할 수 있었다.

꽃게 바지락 라멘 (13800원)

  점심때만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는 꽃게 바지락 라멘. 일단 비주얼은 합격이다. 꽃게, 바지락, 계란, 파채, 멘마, 그리고 차슈까지 올라가 있었다. 튀긴 꽃게가 라멘을 한층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했다.

  국물을 한입 떠먹는 순간 이 라멘은 내 스타일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바지락으로 낸 육수의 깊은 맛은 다른 라멘에서는 접해보지 못한 맛이었다. 해물의 감칠맛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느끼하지도 않았다.   토핑들 사이에 가려져있는 면을 끄집어냈다. 매장에서 직접 뽑아낸다는 면. 적당한 굵기에 적당한 익힘 상태라고 생각했다. 면에도 해산물향이 배어있었다.

  얇게 썰린 차슈는 깔끔하게 맛있었고 계란도 반숙으로 잘 익혀 있었지만, 게는 그 크기와 임팩트에 비해 살이 별로 없어서 좀 아쉬웠다.

면 추가(2000원)/차슈 추가(3000원)

  먹다가 일어나 다시 키오스크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면과 차슈를 추가해 봤다. 사장님이 기계로 차슈를 썰고 토치로 불을 살짝 입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속 먹다 보면 쇼유라멘이 짜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육수를 더 넣어 국물을 원하는 농도로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는 탄탄멘 먹으러 저녁에 한번 들러야겠다. 재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드는 그런 라멘집 ‘사루카메’. 메모장에 가봐야 할 라멘집 먹킷리스트가 잔뜩 쌓여있는데 언제 다 클리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평점: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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