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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Feb 17. 2020

신발끈

그림움은 저의 몫으로...

요즘 신발끈이 자꾸 풀린다.

오른발, 왼발 구분하지 않고 자꾸만 풀린다.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날 생각하는 것이라고...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날 잊지 못하는 것이라고...


어린 시절 그렇게 들었는데...

요즘 자주 신발끈이 풀린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난 뒤일 것이다.

불교적 감각으로 말하면 49제를 치를지 않았으니

어머니도 극락이나 다른 이의 태문으로 가시지는 않은 상태인데...

내 신발끈은 자꾸 풀린다.


우리는 엄마를 기억해도

엄마는 곧 우리를 잊어야 하는데

엄마가 내 생각하는지 계속 신발끈이 풀린다.


그렇게 많이 기다리고

그토록 희망하지만

세상에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처음 신발끈이 풀릴 때

옛날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이 기억날 때는

엄마가 날 생각해주는 것이 고맙고 감사했는데...


신발끈이 계속 풀리고

다시 묶고 가도 풀리니

엄마가 세상 무거운 짐을 아직도 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마음 놓고 가시라고...

꼭 좀 편히 가시라고 엄마의 걱정 하나라도 지워드리고 싶었다.


이미 아니면 얼마 뒤 엄마는 아들을 잊어야만 하지만 아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시간이 세월이 그렇게 흘러버리면 아들도 기억의 끈을 놓아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기억이 지워진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인연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엄마!

신발끈은 이편과 저편을 연결해서 묶이는 것이잖아!

그 끈을 클러서 가시는 길 멈짓거리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엄마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생각하고 기다린 만큼

이제는 아들이 엄마를 기억하고 기다릴게...

신발끈이 묶이듯 엄마의 아들로서 인연 너무 감사합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기다림이 멈춰져도 그 인연이 있기에 수천억만 겁이 지나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이편과 저편을 연결하여 묶이는 신발끈처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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