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발끈이 자꾸 풀린다.
오른발, 왼발 구분하지 않고 자꾸만 풀린다.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날 생각하는 것이라고...
신발끈이 풀리면 누군가가 날 잊지 못하는 것이라고...
어린 시절 그렇게 들었는데...
요즘 자주 신발끈이 풀린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난 뒤일 것이다.
불교적 감각으로 말하면 49제를 치를지 않았으니
어머니도 극락이나 다른 이의 태문으로 가시지는 않은 상태인데...
내 신발끈은 자꾸 풀린다.
우리는 엄마를 기억해도
엄마는 곧 우리를 잊어야 하는데
엄마가 내 생각하는지 계속 신발끈이 풀린다.
그렇게 많이 기다리고
그토록 희망하지만
세상에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처음 신발끈이 풀릴 때
옛날 누군가가 이야기한 것이 기억날 때는
엄마가 날 생각해주는 것이 고맙고 감사했는데...
신발끈이 계속 풀리고
다시 묶고 가도 풀리니
엄마가 세상 무거운 짐을 아직도 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하고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마음 놓고 가시라고...
꼭 좀 편히 가시라고 엄마의 걱정 하나라도 지워드리고 싶었다.
이미 아니면 얼마 뒤 엄마는 아들을 잊어야만 하지만 아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시간이 세월이 그렇게 흘러버리면 아들도 기억의 끈을 놓아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기억이 지워진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인연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엄마!
신발끈은 이편과 저편을 연결해서 묶이는 것이잖아!
그 끈을 클러서 가시는 길 멈짓거리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엄마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생각하고 기다린 만큼
이제는 아들이 엄마를 기억하고 기다릴게...
신발끈이 묶이듯 엄마의 아들로서 인연 너무 감사합니다.
기억이 흐려지고 기다림이 멈춰져도 그 인연이 있기에 수천억만 겁이 지나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이편과 저편을 연결하여 묶이는 신발끈처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