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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Nov 07. 2022

JTBC마라톤) 지금은 모든 것이 꿈같다.

JTBC마라톤 후기(2022.11.6)

2022년 10월 30일 마지막 훈련을 하면서

이번 JTBC마라톤에서도 싱글(3시간 10분 이내)은 어렵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너무나 원하기에 11월 6일까지는 꿈을 꾸고 당일에는 꿈속을 뛸 것을 결심했다.

그래서 그날까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고

혹독한 카보 로딩도 참아내며

침도 맞고 파스도 붙이고 약도 먹었다.

그렇게 꿈을 꾸며 대회를 준비했다.

JTBC 마라톤 준비 마지막 훈련)

2022년 11월 6일 날씨는 최고였다.

동이 트는 무렵에 대회장에 도착했고

해가 다 뜬 다음 레이스를 출발했다.

출발 전 단체사진

양화대교를 건너고 내 고향 주변을 달리고 여의도를 통과하는 길은 추억을 생각할 만큼 여유로웠다.

하늘은 푸르고 강은 반짝이고 공기는 맑았다.

그냥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모든 것이 원래 그러하듯 잘 흘러가고 있었다.


언덕이라는 방해꾼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공덕부터 시작한 언덕은

긴 것도 짧은 것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전국에서 산이 안 되는 모든 언덕을 모아놓은 것 같았다.

18km지점(동대문 근처)

긴 언덕은 꿈을 갈아먹고

짧은 언덕은 의지를 뽑아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그냥 그런대로 뛸만했다.

그러나 35km부터는 이겨내고 참아내는 것이 고통이었다.

왼다리 허벅지 앞쪽부터 경련이 났고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도 힘을 주면 터질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종아리는 괜찮았다.

그래서 뛸 수 있었다.

35km지점

처음은 몇 km 남았는지를 계산했고

다음은 트랙 몇 바퀴가 남았는지을 생각했으며

40km 넘어서는 숨만 깔딱거리며

제발 끝까지만 가자고 애원하며 뛰었다.

이미 내발은 남의  것이 되어

곧 네발로 기어갈 판이었다.

짧은 인생 이렇게 처절한 달리기는 처음이었다.


잠실 주경기장에 들어설 때는 눈물이 났다.

고통의 끝!

목표 미달성!

그런 것 아니다.

뭉쳐진 두 다리보다 더 단단한 짠한 무엇인가가 맺히고 흘렀다.

완주 후 얼굴에는 소금끼가 가득

꿈속을 잘 뛰었다.

어떻게 뛰었는지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뿌듯했다.

이제 2023  동아마라톤이닷!

또 다른 꿈을 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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