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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May 05. 2016

마로니에 공원 1994

햇살이 가득한 오후

넓다란 광장에

따사로운 허무가 가득하고

아늑한 지루함이 함께한다.


햇살이 가득한 오후

넓다란 광장에는

서로 아는 듯 이야기하고

서로 모르는 듯 스쳐 지나 간다.


햇살이 가득한 오후

넓다란 광장에는

홀로 앉아 시간을 죽이는 이도 있고

늙은 이도 젊은 이도 어린 친구도 있다.


이곳 마로니에 공원에는

자판기도 공중전화도 있다.

햇살은 이곳에 무료함을 주었다.

흡사 병원에 있는 뜰과 같다.


따듯한 오후 마로니에  공원은

평온한 허무에 젖은 젊음 같다.



초딩 5학년때 난 다리가 뿌러져서 2개월간 누워있었고,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경희대학병원에 정말 자주 갔다... 정말 조용한 병원...

슬퍼서 울어도 눈물이 말라 슬픈 표정이 무표정으로 바뀌는 곳...

까움을 받아드리고 용기 있는 웃음을 지어야 하는 곳...

슬픔을 걱정을 얼굴 안 쪽에 깊이 가둬두고 손을 잡아주는 곳...

그 병원의 느낌을 어느 날 마로니에 공원에서 느꼈다.

너무 하고 싶은게 많은데 할수 없었던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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