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늘 그러하듯 5시에 잠에서 깼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어두운 창밖을 보며 멍 때리고
맨손체조 그리고 복근단련...
밤이 낮으로 변신하는 시점에
체육복으로 변신하고 밖으로 나왔다.
송추폭포가 보고 싶었다.
그곳에 가면 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출근시간이 걱정되었는데
1년에 한 번 정도는 지각이라는 일탈을 해도...
내게도 이런 대범함이...ㅎ
서식지에서 송추폭포는 정확히 왕복 10km 코스다.
산길도 있어서 1시간 14분을 예상해 본다.
2.5km를 뛰어서 송추계곡 초입에 도착하니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평생을 푸르게 사는 소나무만 모든 시험에서 항상 1등 하는 모범생 같이 푸르다.
버드나무는 중닭 같이 푸르다.
닭인지 병아리인지 구분이 안 되는
푸르름이라고 하기도 벌거숭이라고 하기도...
하여간 내가 생각하는 봄의 푸르름은 아니다.
오르막길은 뛰고 계단은 걷고
쉼 없이 또 2.5km를 가니 물소리가 들린다.
송추폭포에 도착한 것이다.
뭐 그리 대단한 물줄기는 아니지만
깨달음 같은 시원함이 있다.
보고 싶은 송추폭포를 봤다.
그리고 문득 청춘이라는 낱말이 떠올랐다.
왜 푸르른 봄일까?
봄은 푸르지 않은데...
소나무는 전교 1등 같은 푸르름이라서 싫고
버드나무는 중닭 같은 푸르름이라서 별로고
오늘 내가 본 푸르름 중의 최고는
바위에 붙은 이끼인데...
근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푸르러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청춘이라는 것은 푸르름의 완결판이 아닌
푸르러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젊은 친구들을 좀 더 기다려주자!
그리고 나도 부족함을 채우는 중이니
청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