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이 Apr 03. 2023

NB ELITE 20K Race 그리고 회복운동장

NB ELITE 20K Race 후 일상으로 복귀!

2023년 4월 2일 NB ELITE 20K RACE 대회에 참가하였다.

100등까지는 JTBC마라톤 참가권이 주어지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


학창 시절 정말 간절하게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엄마가 잠잘 때는 공부하지 말고 편하게 자라고 할 정도였다.

왜냐하면 잠고대로 영어단어를 주절주절 외우고 오답노트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읊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무려 30년 만에 다짐한 것에 대한 연습을 꿈속에서 했다.

사람이 많아서 정체되는 것도, 주로가 울퉁불퉁하여 속도를 늦추는 것도, 급하게 꺾인 주로 때문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것도 꿈속에서 경험하고 연습하였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내가 꿈꾼 모든 상황이 실제 주로에서 벌어졌다는 것이고 나름 잘 대응하였다.

집착이 꿈이라는 매개체로 발현되어 훈련시킨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좀 많이 참담했다.

내가 못해서가 아니라 정말 뛰는 사람이 많아서였다.

그래로 100등대에는 뛰지 않을까 했는데

1등 그룹에게는 한 바퀴(5km)를 따라 잡혔고

등수도 200등을 넘었다.

역시 나는 그냥 러너가 맞다.

절대 엘리트 하고는 거리가 멀다.


바라고 간절해도 능력의 차이를 이겨낼 수 없었다.

정말 전쟁 같고 현실 같은 취미활동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진짜 현실로 돌아왔고

오늘 아침 약간의 근육통을 동반하여 회복런을 하였다.

평상시 달리는 운동장 입구

처절한 취미활동보다 꿈같은 회복런이었다.

운동장입구는 작은 벚꽃터널이 되어 나를 맞이하였고 비록 엉덩이와 허벅지가 멍멍하였지만 꽤 기분 좋게 천천히 뛰어올라갔다.

운동장 한편은 벚꽃이 그리고 한편은 개나리가 피어있었고 말 그대로 나는 꽃길을 뛰었다.

사실 지금까지 꽃길은 꽃을 밟고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었던 것 같다.

꽃이 길옆에 핀 것이 진짜 꽃길일 것이다.

그래야 나도 살고 꽃나무도 살지 않겠는가?

나를 반겨준 것은 꽃만이 아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태양도 운동장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운동장 한쪽 끝에는 진달래도 해와 키재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처절한 놀이, NB ELITE 20K Race에서 패퇴하였지만 꿈같은 일상으로 복귀가 날 안아주었다.

이 운동장을 오늘만큼은 회복운동장이라고 하고 싶다.

물론 나는 이 운동장에서 더  처절하게 단련할 것이다.

입에서 단맛을 넘어 피맛을 볼 때까지 뛰어볼 생각이다.

기록을 경신하는 취미가 있으니 그것도 내 삶을 회복시켜 줄 것이다.

아마 그 단계가 되면 이 운동장은 가족 같아지겠지?

희로애락을 다하고 서로에게 기대는 가족!


마지막으로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는 마라톤이라는 취미를 허락해 준 우리 가족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하여간 일상으로의 복귀가 꿈같은 하루다.

매거진의 이전글 청춘, 푸르러지는 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