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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난이
May 21. 2023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들어간 만큼 나온다.
몇 개의 도전, 몇 개의 성공!
세상에는 이치라는 것이 있는데
들어간 만큼 나온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법칙 중 하나이다.
많이 먹으면 많이 배출하고 남는
것은
살로
가
고
많이 빼면 허전한 만큼 먹고 모자라는 만큼 살이 빠진다.
도전자의 관점으로 보면 도전하는 만큼 성공도 실패도 많다는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2023년 5월 19일
서울신문하프
마라톤 전날 퇴근하고 서울집에 갔다.
처제가 맛난 홍어와 순대를 갖고 찾아왔고 즐겁고 행복하게 소주와 맥주를 곁들여서 폭식을 하였다.
보통 대회전날은 탄수화물을 근간으로 소식을 하는
루틴이 있는데
벗어나는 행동이었다.
출발전 마라톤114 단체사진
2023년 5월 20일 09시 출발신호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였다.
출발과 동시에 몸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질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들었고 4분 초반
페이스를 유지했다.
1km 통과쯤에 어제 마신 맥주와 홍어의 잔해로 추정되는 트림이 나왔고 2km 지점에서는 속이 얹힌 느낌이 들었으며 살짝
식은땀도
났었다.
그때서야 어제 먹은 것을 제대로 못 빼고 대회에 참가한 나 자신을 자책하였다.
중도포기와 느린 완주 중 선택해야 할 시점이었다.
당연히 나는 느린 페이스를 선택하였다.
동료 마라토너들이 "괜찮냐?", "몸이 불편하냐?" 물으면서 나를
추월해 갔
다.
그런 물음에 간단한 손 제스처와 고개 끄덕임으로 답변을 하고 "언제쯤 체기가 내려갈까?", "몇 km를 뛰면 속이 풀릴까?" 생각을 했다.
사실 그 고통을 이겨내고 뛸 자신이 없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달리기를 이어가는데 오른 발바닥이 빠직한 느낌이 났고 순간 발바닥의 물집이 터졌음을 직감하였으며 앞꿈치 전체에서 쓰라임이 느껴졌다.
오른발 물집의 상태
아직 코스의 반의 반도 못 뛰었는데 악재가 겹쳐서 발생하니 완주에 대한 확신도 못 하게 되었다.
더부룩한 속과 아픈 발바닥 이것만으로도 중도포기의 조건은 충족되었다고 생각되었다.
다만 "얼마를 뛰면 속이 풀리고 어느 정도 참으면 발바닥 통증이 사라지는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달리기를 지속하였다.
하늘은 맑았으나 바람은 시원하였다.
7km쯤 되었을 때 불편했던 배는 평안함을 찾았고 몸이 조금씩 가벼워짐을 느꼈다.
발은 땀에 젖었고 신기하게도 발바닥 통증도 사라졌다.
이 모든 것이 화창한 날의 마술처럼 생각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태양과 같이 뛰던 나는 반환점을 돌아 햇빛을 보며 동쪽으로 뛰게 되었다.
5월 말의 더위는 10시부터 시작되었고 걷는 러너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물론 나도 더웠고 지치고 힘들었다.
걷고 싶은 생각이 찾아왔고 걸어야만 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걸어야 할 순간을 판단해 보았다.
첫 번째 급수대에서 물을 마실 때 10초만 걷자!
두 번째 코스막판 급경사의 오르막길 100m만 걷자!
세 번째 걸어도 아프지 않을 자신 있을 때 걷자!
결과적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걷기는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지만 세 번째 걷기는 무서워서 실시하지 않았다.
나는 사람신체에 어떤 요소가 통증을 해결하는지 모른다.
다만 레이스 중 걸으면 숨어있는 통증이 다시 살아나고 다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단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안 아플 자신이 없어서 못 걸었다.
그렇게 그날의 레이스는 나답게 마무리를 지었다.
전날에 들어간 홍어, 술 등은 레이스 중 다 나온 것 같았다.
당일 도전한 몇 가지의 것들은 레이스 완주와 뿌듯함으로 다 나온 것 같다.
완주 후 도시락으로 늦은 아침(마라톤 114)
전날
먹은 것을 다 빼내었으니 클럽분들과 즐거운 뒤풀이를 하였다.
이런 뒤풀이는 1시간을 해도 10시간을 해도 내용은 같고 반복되는 횟수만 다른데 주로 고통을 이겨낸 후일담과 다음 고통(마라톤)을 어떻게 준비하자는 것이다.
가족들과 이태원에서 만나서 맥주 한잔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가족들과 맥주 한잔을 하면서 도전과 승리의 영웅담들 나눴다.
크고 작은 고통은 대회장 큰 나무에 걸쳐놓고 왔기에 으슥대며 즐거움만 이야기하였다.
완주 후 간식 등을 받아오는 모습
인생에는
많은 사건이 들어오고 많은 결과물이 생성될 것이다.
이번의 경우
좋은 음식이 들어왔지만 고통의 결과들이 나왔고 그 고통이 들어와서 행복한 일상을 만들었다.
인생은 들어온 만큼 나가는데 이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 행복이 되고 고통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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