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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Oct 23. 2023

양양마라톤 후기)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한계가 없으면 도전도 없다.

2023년 10월 22일 강원도 양양의 하늘은 바다만큼 파랬고 바람은 나뭇가지를 크게 흔들 만큼 강했다.

그때 그곳에서 나는 하프마라톤에 도전하였고 한계를 느꼈다.

양양 남대천과 푸른 하늘

곳의 마라톤코스는 큰 언덕이 있어

페이스 조절이 힘들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하프코스 1시간 30분 이내로 뛸 것을 결심하고 출발선에 섰다.

대회 복장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다

출발 후 7km까지는 낮은 언덕만 있어서 원하는 속도로 무난하게 뛰었다.

그리고 만난 극악의 언덕!

(초입은 완만하고 길고 정상은 짧은 급경사)

힘들지만 잘 이겨냈다.

하지만 돌아올 때도 넘어야 하기에 부담스러웠다.


10km 지점을 통과하여 반환점을 돌았을 때

나는 44분 53초를 기록했다.

조금 더 빨랐어야 했지만 후반부에 7초라는 여유시간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뛰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극악의 언덕!

나는 7초라는 여유를 언덕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속도를 유지하고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은 내달렸다.

사실 이때 1시간 30분이라는 기록은 무조건 깰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언덕보다 더 거센 아니 생각도 못한 장애물을 만났는데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었다.

이제 5km만 더 가면 되는데 바람 때문에 속도가 점점 떨어지고 호흡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결승점이 보였고 시계를 확인하니

1시간 29분 20초가 경과한 상태였다.

잘 이겨내고 거의 다 왔는데 남은 시간은 40초!

그 안에 완주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맥이 빠지고 걷고 싶어 졌다.

결승선 통과직전의 사진

하지만 걸을 수 없었다.

그때까지 뛰어온 조금 전의 나에게 미안하기 싫었다.

그래서 몸을 던져서 뛰었다.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구토하며 잠시 엎드려있어야만 했다.


달리다가 처음 하는 구토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쳐다봐서 그런지

그냥 작은 웃음만 났다.

분명 한계는 존재한다. 

그래서 도전하는 거다.


하늘이 바다가 될 수 없지만

바다처럼 푸르러질 수 있다.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이래저래 힘들어도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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