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꽃나무를 좋아하셨다.
우리 집이 토담집이었을 때는 집 앞에 화단이 있었다.
우리 집이 연립이었을 때와 아파트였을 때는 베란다에 화분이 많았다.
6남매가 모두 시집가고 장가를 갔어도
꽃나무 화분은 엄마와 아빠를 지켜주었다.
시간은 세월과 같이 흐르고
엄마와 아빠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기에
엄마는 그 많은 꽃나무를 청산해야 했다.
엄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고
이에 군자란은 내가 키우겠다고 말씀드리고
갖고 왔다.
그리고 또 시간이 세월과 같이 흐르고
2015년 봄이 되어서 군자란은 꽃을 피웠다.
그리고 다음 해 1월에 아버지가 소천하셨다.
그리고 또 시간은 세월과 같이 흐르고
2020년 1월에 엄마는 아빠를 따라가셨고
군자란 화분 하나만 남았다.
군자란를 엄마처럼 수만 번을 바라봤다.
매년 봄이 되면 잎의 개수를 아침저녁으로 헤아리며 이쁜 우리 엄마 미소 같은 꽃이 피기를 기도했다.
그래도 좀처럼 꽃은 피지 않았다.
그렇게 또 시간은 세월처럼 흐르고
2024년 4월 29일 세상만물이 계산이라고 한 듯
군자란은 엄마와 같이 웃었다.
그날을 정확히 엄마가 떠나가고
다섯 번째 맞는 엄마의 생일이었다.
보고 싶은데 봤다.
군자란의 꽃도 엄마의 미소도...
감사한 2024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