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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Nov 26. 2024

2024 YMCA 마라톤(HALF) 후기

컨디션은 항상 바뀐다.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

2024년 11월 24일 2024 YMCA마라톤이 개최되었고 나는 마라톤 챌린저와 함께 참가하였다.


-마라톤 챌린저 : 김용범 감독을 필두로 마라톤과

                           사람을 사랑하는 모임으로 빌타발,

                           느린 인터벌 등의 훈련으로 유명함.

마라톤챌린저 단체사진

2024 YMCA마라톤은

2024년 내 마지막 대회이고

마라톤 챌린저 훈련 2학기 마지막 모임이었다.

대회 전날 취침을 방해하는 우쭈

대회 전날 나는 꽤 빠른 시간에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밤 12시쯤부터 불청개 우쭈(우리 집 멍뭉이)가 찾아와서 잠을 방해했다.

처음에는 배 위에 누웠고

다음에는 다리 위로 이동했고

그 후에는 베개를 점령했다.


평소에는 내 침대에 오지 않는데

그날따라 유난스럽게 찾아와서

내 잠을 방해했다.


결국 나는 잠을 설쳤다.

대회장으로 이동하는데 날은 갑자기 추워져서 콧물이 살짝 흐르고 몸은 으슬거렸다.


"완주나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시간 30분 안에만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YMCA마라톤 코스는 서울레이스와 비슷해서

처음에는 경복궁을 도로로 한 바퀴 도는데

이때 오르막길이 가장 난코스였다.


출발과 동시에 우려했던 현상이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은 빠르게 치고 나가는데

나는 호흡이 안 터져서 조금씩 뒤로 밀렸다.


1시간 25분 페이스 메이커가 멀어져 갔고

1시간 30분 페이스 메이커도 내 앞을 지나갔다.


이번 대회 전 두 번의 하프대회에서

모두 1시간 30분보다 빨리 뛰었는데

이번 대회는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잘 뛰고 싶었다.

기록은 망했어도 자세라도 챙기며 뛰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보속을 높이고 고개는 들고...

평상시 잘 못 된 자세를 의식하면서 뛰었다.

추워서 흐르는 콧물도 닦지 않았고

삐뚤어진 선글라스도 바로 잡지 않았다.

그냥 자세만 신경 쓰고 뛰었다.


5km쯤 약한 내리막 길이 있었는데

보속과 시선만 신경 쓰고 뛰니

3분 40초 만에 1km를 뛰었고

1시간 30분 페이스 메이커를 앞 찌르게 되었다.

흐르던 콧물은 멈췄고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대회의 암흑기는 다 지나갔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후 4분 언저리 페이스를 유지하고 뛰는데

12km 지점에서 오른쪽 허벅지에서 살짝 경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다음은 찌릿했다.

페이스를 살짝 내려고 "조금만 더..."라고

기도하며 뛰었다.

신기하게도 내 몸은 내 기도를 들어주었다.

밀린 것을 만회하고자 13km 지점에서 속도를 높였다.

이제는 1시간 26분대로 완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급가속은 나의 체력을 갉아먹어버렸다.

페이스가 다운되었고 몸에 힘이 없었다.

급히 포도당 캔디를 입에 넣고 뛰었는데

18km 지점에서 사래가 들어서 잠시 멈췄다.

그리고 완주!

아쉬웠다.

1시간 27분은 몇 번 했는데.,.

또 1시간 27분!

하지만 스트라바(러닝 앱)는 1시간 26분이라고

15km, 10마일, 20km는 태어나서 가장 빨리 뛰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마라톤 챌린저에서 배운 인내와 스피드를

몸소 체험한 대회였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대회목표를 컨디션에 맞춘  것이다.

확실한 목표와 페이스를 설계하고 뛰었으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삶도 그러하지 않을까?

자신의 처지로 미래를 설계하면...


다음 대회는 명확하게 준비하자!

이후 삶도 좀 확실하게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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