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Breaking PB 30K 참가 후기
2025년 2월 16일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는
2025 Breaking PB 30K라는 특색 있는
대회가 개최되었고
나도 참가하여 30k PB(Personal Best 개인 기록)와 기록에 대한 관념을 깼다.
마라톤은 보통 full course, half course,
10km 등으로 나눠지는데
이 대회는 30km, half course, 10km로 구성되어 있다.
보편적으로 30km는 훈련 시 뛰는 거리이지
대회에 뛰지는 않고
PB(개인기록)는 달성하는 것이지 Breaking하지는 않는다.
이점이 이 대회의 특징이자 매력인데
첫째 훈련목적으로 치르는 대회라는 점,
둘째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는 점이다.
이를 위하여 이 주최측은
다수의 페이스 메이커활용하여
참가자에게 도움을 준다.
나는 Half course A조(1km 4분 페이스)로 신청하였으나 컨디션 난조로 30K B조(1km 4분 15초 페이스)에서 뛰었다.
우리 조는 대부분 SUB3를 노리는 러너들이었다.
왜냐하면 full course를 1km당 4분 15초 페이스로 뛰면 2시간 59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 SUB3 : full course를 3시간 이내에 완주
사실 나는 Breaking PB 30K에 벌써 3번째 참가하였고 항상 30K B조로 지원했고 하프(21.1km) 이상 가본 적이 없었다.
대회장에 도착하여 몸을 풀고 지인분들과 사진도 찍고 출발선에 섰다.
나의 목표는 우리 B조 내에서 21.1km 이상 생존하여 지난 내 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추위 때문에 출발이 몇 분 연기된다고 발표가 있었고 나는 요기가 느껴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다.
화장실에서 돌아왔을 때는 D조가 출발하였고
우리 B조와는 100m 차이가 있었다.
오버페이스를 하면 안 되지만
지금 못 따라잡으면 대회자체를 망치기에
최대한 빨리 뛰어서 B조 후미에서 뛰었다.
당시 호흡도 불안하고 다리에 피로도 느껴져서
시작부터 꼬였고 앞으로 망했다고 생각했다.
우선 10km까지 버티자고 마음먹었다.
뛰면 뛸수록 호흡은 거칠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조정경기장 한 바퀴(약 6km)를 뛰니
호흡이 안정화되었다.
뛰면 뛸수록 다리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바퀴(약 11km)를 뛰니 몸의 열기가 올라와서인지 가벼워졌다.
앞으로 10km 정도는 B조에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대회 전까지는 나는 그룹의 선두 쪽에서 뛰었다.
왜냐하면 후미에서 뛰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것 같다고 추정했기 때문이다.
거의 최초로 후미에서 뛰게 되었는데
기존의 내 추정이 정확하다는 것을 체득했다.
그룹에서 낙오하는 러너의 속도를
우리 조의 속도로 오해하여 본대와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떨어진 본대보다는 옆에서 낙오하는 주자를 따라가고 싶은 유혹이 컸다.
유혹을 이기고 본대를 따라잡을 때는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후미의 달리기는 정말 처절했다.
꾸역꾸역 네 바퀴(약 21.1km)를 뛰었다.
힘들었고 고통스러웠고 불안했다.
발을 잘 못 디디면 근육경련이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근데 한 발짝 한 발짝이 내 기록을 깨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기뻤다.
내 신발에서는 디딜 때마다 Breaking이라고 소리 나는 것 같았다.
숨 쉴 때마다 목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이 PB로 들렸다.
30.6km를 뛰고 결승선에 들어올 때는
B조 본대에서 100m 정도 뒤늦게 들어왔다.
좀 아쉽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나는 진짜 Breaking PB 30K를 했기 때문이었다.
안 될 것 같다고 시도도 안 했으면서
못 했다고 했던 수많은 과거를 반성했다.
하지만 모든 일을 다 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진짜 좋아하면
진짜 사랑하면
진짜 하고 싶으면
도전하자!
BREAKING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