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지키기...
들꽃
누구의 뜻도 아니고
자신의 의지도 아니다.
그냥 여기에 피고
그냥 여기서 진다.
콧웃음 같은 향기도 없고
함박웃음 같은 화려함도 없다.
친구들과 어우러져
빗속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며
제 자리를 지킨다.
병에 또는 화분에 담기거나
잘려져 다발로 만들어 지거나
뜰에 심어지기 전에는
다 들 꽃 아닌가?
즉 사람들이 건들지 않으면
들꽃 아닌가?
그냥 놓아두면 우리끼리 어울리고
같이 살아가는 들꽃 아닌가?
모르겠다.
아님 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