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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 연

어우러지기

조직 속에서 나

by 난이

우리는 개인으로 태어나지만

나는 우리로 산다.


나는 한 사람이지만

나는 "우리"라는 집단 속에서

때로는 아들이요

때로는 남편이요

때로는 리더이고

때로는 팔로워이다.


어떤 조직은 원해서 들어가지만

어떤 조직은 태어나면서 혹은 살면서

그 구성원이 되어버린다.


조직은 사람이 살면서 알게되는

가장 큰 "인연"이다.

내가 사는 철원에는 들꽃이 많다.

한송이로 자태와 향기가 도드라지는 온실 속의 꽃과는 다르다.

같이 있어 아름답고 어우러져서 출렁인다.

같이 태어나 같이 사는 "들꽃"은 그 삶 자체가 "인연" 인 것이다.

들꽃

(난이)

누구의 뜻도 아니고

자신의 의지도 아니다.


그냥 여기서 피고

그냥 여기서 진다.


콧웃음 같은 향기도 없고

함박웃음 같은 화려함도 없다.


친구들과 어우러져

빗속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며

제 자리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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