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뚫어 보기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by 아빠 민구


한쪽 눈 감고도 3초면 충분하다.

어떤 사람인지 꿰뚫어 보는 데는 어려움 없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 사람들을 관리하는 일에 꾸준히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척하면 척이다.

빨리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번 판단한 사람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세월이 반복적으로 검증해준다.


내 생각엔 지금까지 거의 모든 케이스에 맞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사람 보는 데는 특화되어있다. 물론 중대장만 해도 세 번, 55개월 이상 하면서 수많은 케이스를 바탕으로 형성된 경험적 요소도 있을 것이고 원래도 '직감'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높은 편이라 더 그렇게 발달한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을 잘 찾아내고 반면에 나쁜 사람은 삽살개가 귀신 찾는 것처럼 알아본다.


어떤 때는 참 다행이다 싶은 게, 성격이 별로인 나 주변에도 믿고 의지할 친구들이 많은 건 나를 받아줄 수 있는 멋지고 좋은 성격의 친구들을 찾아낸 나의 안목도 한몫한다고 셀프 디스 겸, 자찬해본다.



사람을 첫눈에 판가름하는 게 나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 입장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위험이라 하면 사고 예방일 수 도 있고, 내가 상처 받지 않는 것일 수 도 있고,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떻게 구분을 하고 있는가 생각을 해보니,

우선은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정신이 맑은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눈이 크고 작고, 이쁘고 자시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총기나 감정, 두뇌 회전 같은 것들이 눈빛에 그대로 투영된다.


얼굴 생김에는 건강과 습관이 나타난다. 건강한지, 건강하지 않은지. 얼굴빛이 어두운 게 햇볕에 그을린 건지 건강상 문제인지. 피부가 더러운지 맑은지 같은 것들이 얼굴에 투영된다. 그 사람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표정에서는 그 사람의 감정과 마음 상태를 볼 수 있다. 눈의 찡그림, 입꼬리, 웃음 등 대표적인 비언어적 소통의 수단들이 산재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쉬운 방법 중에 하나다.


그리고 말과 글이 있다. 말은 그 사람의 사고 체계를 그대로 반영하는데, 단순히 지식의 유무나 깊이를 떠나서 이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사는지, 나쁜 의도인지, 정신에 문제는 없는지 하는 것들을 전반적으로 알 수 있다.


말을 더듬는다거나 주제를 빗나간다거나 자기 자랑을 많이 한다거나 목소리가 크거나 작거나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말보다 정확한 건 글이다. 사고를 냈거나 사고의 위험이 늘 높았던 부하들의 대부분은 입대초에 자필로 작성하는 '생활지도 기록부'를 두 세 장만 넘겨봐도 나타난다.


그 글 속에는 표정도 있고 눈빛도 있고 얼굴도, 말도 모두 녹아 있다.


이렇게 최소 수 백 명의 부하들을 마음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 보고 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은 전문상담관, 정신과 의사, 부모, 친구, 각종 심리검사 등과 함께 입체적으로 분석하다 보니 이런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겼나 보다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와 상관, 인접부대 전우들 까지도 모두 다 하나하나의 살아있는 사례로 나에게 교육이 되니 수 천 개의 값진 케이스로 잘 다져진 관심법이다.


첫눈에 판단한 이미지가 대중의 생각과 다를 경우가 있지만, 내가 틀렸던 적은 없으니 결혼상대를 골랐거나 동업 파트너를 골랐다면 나에게 소개해주시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문제는, 볼 줄은 아는데 나는 정작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안 바뀐다. "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나에게 가장 철저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으나 각골의 노력을 한다해도 쉽지않은 부분이다.


오늘도 나와 친구가 되어준 소중한 친구들과, 나와 평생을 약속한 아내에게 심심한 위로와 존경을 표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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