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이 되어라
두룹두룹두 두룹두룹두 두룹두룹두 따다다
오늘 뒷산에 가서 두릅을 따왔다
두릅은 불쌍하다
추운 겨울을 버티고 내어 올린 새순부터 사람들의 표적이 되다니, 두릅도 사람도 먹고살기 힘들다.
아내가 두릅을 데치는데 향이 너무 좋다
봄이 콧구멍 밖으로 드나드는 기분이다.
두릅의 사소취대 전략이 좋다고 생각했다.
새순만 내어준다면 사람들이 여기저기 심어놓고 서로 아껴주니 말이다.
일종의 상납, 자릿세 같은 개념으로 두릅은 사방천지에 번식할 수 있었다. 꺾어다 꽂아두기만 하면 자라는 나무니 숲도 밭도 만들고 울타리도 만든다.
새순 하나로 이룩한 역사다
이제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 서 있는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시작단계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새순을 내주고 장기적으로 전직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뚝딱 두릅을 한 접시 비우고 잠시 이런 생각에 빠졌는데 아내가 두릅을 또 데쳐왔다. 입에 맞았나 보다.
내일도 재활할 겸 뒷산에 가서 남겨놓은 반절의 두릅을 데려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