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아빠고지 쟁탈전

걷기 싫으니 뭐

by 아빠 민구


나는 육군 보병 10년 차다. 걸음마 뗀 지 얼마 안 된 초보 보행자들과는 보폭과 보속에 차이가 있다.

산으로 들로 다니니 아이들 다리가 버티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엄마가 들고 다니는 것도 빤히 보이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제일 좋은 것은 군인 아빠 낙타를 타, 귀를 잡고서 머리통을 좌우로 돌리며 조종하는 것인데, 어디든지 손쉽게 갈 수 있다.

아빠 목과 어깨는 두 준돌이들의 경쟁이 두드러지는 격전지이다. 아빠에게 올라타냐 못 타냐로 그 여정의 컨디션이 결정된다. 혹시 못 타게 된다면 여지없이 삐쳐버린다.


난 이제야 책임감을 운운할 때 왜 어깨가 무겁다고 하는지 알겠다. 군장과 비슷한 무게의 아들놈들이 목에 올라타 움직이고 용을 쓰노라면 목이, 어깨가 "옛따 책임감 좀 느껴라!"라며 책임감을 알려준다.


이따가 오름에 갈 예정인데, 20분 정도 걸어 오르는 코스라고 하니 두 녀석 번갈아서 올라갈 때 10분, 내려갈 때 10분씩 태우며 제주의 마지막 여정을 갈음해야겠다.


다시 한번 내가 책임져야 할 생명체가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해야겠다. 후-!! 아빠란.

혹은 둘 다 들어야 할 경우...책임감은 곱하기 2 이상
가끔 이런 경우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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