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진급이 안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운 마음을 글로 썼다가, 기쁨에 충실하라는 박성원 작가님의 조언을 듣고 내렸다.
태어나서 가장 많은 축하와 칭찬을 들은 날이었고,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 기본적으로 다크하고 블루한 성향을 가진 내가 방방 뜨는 경우는 잘 없는데, 어제만큼은 지상에서 1cm쯤 떠서 걸어다녔던 것 같다.
나도 좋았지만, 웃음을 감추지도 멈추지도 못하는 아내를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뭔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해낸 느낌이랄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꽃을 한 다발 건냈다. 가-끔 기념일에 꽃을 건낼때 3만원 언저리에서 구할 수 있는 작고 아담한 녀석을 사곤 했었는데, 어제는 9만원짜리 다발에 성큼 손이 갔다.
아내는 오늘에 와서 나에게 말한다.
"내가 더 잘할께, 잘해준 것 없는데 알아서 잘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네"
사실 내가 하고싶었던 말인데, 먼저 말을 꺼낸 아내가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했고 눈물은 찌질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뭔가 코끝과 미간에 가벼운 저림이 스쳐갔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은 맡아 돌봐주시겠다는 장인장모님의 배려로 아내와 오랜만에 데이트도 하고 좋다. 천변에 바람은 시원하고 햇볕은 따듯하다. 물소리는 경쾌하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오늘은 진급이 생각보다 기분좋고,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진급 다음날,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