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조기 게양을 모르는 군

그리고 애국심의 척도

by 아빠 민구



백선엽 장군이 100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혹자는 '영웅'으로, 한 편에서는 '친일'로 규정하는 가운데, 어쨌거나 팩트를 보자 하면 한국전쟁에서 수많은 전투를 거쳐 공산화를 막은 것 많은 사실이다.


그런 장군께서 돌아가신 것에 대해, 영결식이 '육군장'으로 치러진다는 전파사항이 하달되었다.


각 부대별로 '조기'를 게양하라는 지시에 대해, 오늘 국기게양을 담당하고 있는 병사들을 불러다 "지금 가서 조기를 게양해라"라는 짧은 지시를 했다.


병사 셋은 고개를 돌리거나 서로 쳐다보며 의아하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세 차례 설명해 주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설마+혹시 '조기'라는 말을 모르는가 해서 물어보니 '조기'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한다.


옆에 있던 상황병들과 당직사관(소위)에게도 물어보니 '조기'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내가 설명할때 그려준 조기게양 그림

그럴 리 없다는 생각과 함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종이에 그려가며 '조기'의 개념을 설명해주었다.


"응~ 그래 갔다 와라"


몇 차례 질문을 하긴 하더라만 그래도 마침내 이해한 것 같은 눈빛과 대답을 받아내고 나서야 그들을 내려보냈다.


'이 정도 했으니 이해했겠지'라며 생각하고 잠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중견간부가 지휘통제실로 와서 이야기한다.


"과장님, 국기 다시 달아야겠던데 말입니다? 국기가 깃봉 가운데 달려있던데"

실제로 병사들이 게양한 조기

결국에는 다른 간부가 직접 가서 조기를 게양했다.




애국심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온 가지 'K-ooo'열풍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국민들인데, 과연 그것이 애국심과 같은 것인지, 그리고 그 애국심은 태극기나 조기 게양과 같은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생각해보니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고 생각했다. 태극기를 소장하지도 게양하지도 않는 국민들이 특정 가수나 특정 기업 자체가 국가상징물이라거나 애국심의 원천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물론 그렇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씁쓸함이 혀끝에 나돌았다. 조기를 모르다니..


그냥 내가 그림을 잘못 그려줘서 일뿐이라고 생각하며 , 그리고 조기 게양을 모르는 게 애국심의 척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야지 뭐.




어찌 되었든 고 백선엽 장군님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후배들도 지켜나가야 할 나라가 있습니다.

편히 잠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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