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장 아이들 다운 시간, 공간, 행동은 무엇일까. 어떤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상황일까.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숨 쉬고 뛰어놀 때 가장 자연스럽게 세상을 배워간다. 단순히 지식 전달을 위한 학원이나 스마트폰 속 단조로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흙길 위를 걸어가며 숲 속의 다양한 냄새를 맡고, 수많은 나무들의 제각기 모습들을 관찰하며 그 위로 보이는 하늘의 시시각각 변화를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책으로만 배우는 곤충 말고, 동물원에 사육되는 동물들 말고 진짜 생명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 진짜 짖고 울고 날아가는 생명들이 주는 에너지는 또 다른 것이다.
사실 우리 인간이 만들고 있는 모든 물건, 장비, 시스템은 자연으로부터 착안하고 모방하고 발전시킨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잘 이해하고 자연에서 배운 아이들이 당장에 영어를 배우고 코딩을 배우는 아이들보다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지식은 나중에 자신이 흥미가 생겼을 때 직접 파고들어 공부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옆에서 아무리 떠먹여 주고 쏟아부어도, 본인이 관심 없고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쓸데없이 효율 낮은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될 뿐이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들은 늘 나가서 논다.
우리 집 형편에 맞는 작은 경차에는, 늘 욱여넣은 잠자리채와 채집통, 통발, 킥보드가 아슬아슬하게 실려있다. 목적지도 없이 이 산, 저 골짜기 다니다 한적하고 깨끗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당장 교실이 된다. (여벌 신발이나 옷도 항상 있다. 자연놀이를 하다가 언제 더러워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학습을 통해 수학, 체육, 사회성 등을 배운다. 아이들은 나무나 바위를 보면 올라가고, 나무나 바닥에선 벌레를 찾아 집어 들고, 관찰을 하다가는 놓아준다. 넓은 공터가 있으면 뛰어놀고, 엄마에겐 늘 꽃이나 열매를 가져다준다.
다행히 아빠는 나름 자연 전문가다. 어려서부터 논밭과 뒷산에서 놀았고, 군인이 되어서는 전국의 산과 들을 다니며 복무를 하고 있다. 자연을 특히 좋아해서 보통의 어른들보다는 동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잘 알고 있고 또 좋아한다.
그러니 요즘과 같이 코로나로 사람들 많은 장소에 가기 어려울 때는 나름 '숲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눈여겨봐 두었던 산이나 들로, 계곡이나 천변으로 가서 그저 산책하고 관찰하면 모두가 즐겁다.(모기에 물리는 엄마 빼고)
코로나만 아니라면 이 친구 저 친구 더 끌어들여 소그룹으로 더 다양한 자연환경을 체험하로 다니고 싶은데, 아쉬운 점이 있다.
만약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친한 친구 가족들과 함께 바다도 갯벌도 산도 들도 계곡도 하천도 다니며 더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교육을 해주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한글이나 수학은 좀 늦게 배울 수는 있겠지만, 내 조바심만 버린다면 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더 심도 있는 도움이 될 수 있게 내가 좀 더 공부하고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볼 생각이다.
코로나로 어린이집도 안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매일 방구석만 파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제 아빠가 더 팔 걷어붙이고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