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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어나, 말아

일어나, 말아

by 아빠 민구



누구든 그렇다. 아침은 어렵다.


매일 찾아오는 아침이라는 시간은 언제쯤이면 쉽게 일어나 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더군다나 당신이 정말 현실에 발을 찰싹 붙이고 '열심히' 살고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습관처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서.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안 쓰던 근육을 쥐어짜며 복근을 만들고 있어서.

침대에 누워 한참이나 내 삶에 대한 고민을 하고, 게임을 하고, 연애를 하느라.


우리는 피곤하다.


매일같이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삶은 언제나 '고민'으로 가득하다.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민들이 기차처럼 줄줄이 전두엽 스테이션으로 들어온다.


알람도 기차처럼 줄줄이 달려온다.

04:30에 맞춰놓은 알람은 아예 인지할 수 조차 없다. 05:30, 나를 뒤척이게 하지만 능숙하게 ‘알람 해제’ 버튼을 누른다. 언제나 그렇듯 06:00 알람이 세 번째 울릴 때쯤 무겁게 하루를 시작한다.

차라리 애초에 06:10에 알람을 맞출걸, 괜히 새벽부터 뒤척여서 죄책감과 피로도만 올라간다.


분명 사소한 결단인데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결심은 늘 어렵기만 하다.

내가 너무 의지가 약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결단을 내리는 연습이 안 되어있는 것뿐이다.


너무 자책하지 말자.

약간의 연습만으로 우리는 ‘침대부터 정리하라’ 던 맥레이븐 장군 이상의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해보고 나면 별거 아니고 실제로 금방 숙달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혼자 연구 끝에 반숙 계란을 삶는 건 시행착오를 위한 많은 노력과 몇 개의 계란이 필요하지만, 사실은 유튜브에서 ‘맛있는 반숙 계란 삶는 법’을 검색하고 한 두 번만 해보면 누구든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결심 말이다.

계란 삶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결국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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