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서 교육을 받을 때 두바이에 종종 놀러 다녔다. 참, 우리나라의 번화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신세계였다.
하지만 40년 전 두바이는 부족들이 낙타 끌고 다니며 부락을 이루던 사막 마을이었다.
작금의 변화는, 시위를 떠난 화살보다 빠르고 강력하다. 심지어 멈추지 않고 더 가속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 인구의 증가, 환경의 오염. 모든 면에서 인류는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를 체험하고 있다.
내가 최신이라고 알고 있는 가요를 흥얼거릴 때면 부하들이 웃곤 했다. 분명 나도 ‘신세대’ 따라잡는다고 ‘익힌’ 노래인데 말이다. 이미 나도 세기말을 살아온 ‘구 인류’인 것이다.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뀐다. 우리가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네 뭐네 하면서 새로운 교육을 도입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새로운 장치를 만들더라도 내일이면 또 구닥다리가 되어있을 공산이 크다.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그 빠른 조류 속에서 우리는 왜 완벽한 답을 찾고 있는지를 반문해야 한다. 무엇을 그렇게 준비만 하고 있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 기다리고만 있는지 반추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갖가지 이유로 결정을 유보한다. 하지만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 정답으로 유지되는 시간이 과연 나에게 의미가 있는 지연이었을지 생각해보자. 3년을 고민하고 3년을 준비해서 코딩 공부를 했는데, 3초면 자동으로 코딩이 되고 3년이면 코딩의 유행이 식어지고 다시 3년이면 코딩은 역사 속으로 사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너무 빠르게 바뀌는 시대 속에서 결정장애를 겪는 것은 너무 큰 약점이 될 것이다. 당신이 고려시대에 살았다면 좀 느긋하게 결정해도 된다. 강태공을 따라 시간을 낚아도 문제없다. 매년 하던 시기에 맞춰 올해도 파종하면 가을엔 걷을 것이고, 해가 떨어지면 자면 되는 것이고, 뭔가 특별히 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더 좋은 삶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너무나도 빠르게 바뀌는 시대 속에서 더 이상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지 말고 이제야말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