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지금 위치는 과거에 한 결정들의 총합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 결정을 누가 해주었는지, 어떻게 했는지는 굳이 묻지 않더라도. 위치는 그렇다는 것이다. 이 위치에 대한 책임 소지를 따질 때 비로소 누가 어떻게 한 결정인지를 보면 될 것이다.
결정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것 보면, 우리의 운도 대단한 것 같다. 혹시 내 삶을 능동적으로 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관대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그냥 그대로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단, 앞으로 무슨 큰일이나 불이익이 생겼을 때도 아무도 탓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면 말이다.
지금의 나의 위치에 다시 집중해 보자면, 나의 위치가 잘되고 못된 결정들의 총합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어찌 됐든 지금의 위치가 살만하다면 결과적으로 나쁜 결정보다는 좋은 결정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앞으로의 우리의 위치도 그럴 것이다. 각각의 결정들이 어떤 힘과 방향 값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것들의 총합이 우리의 위치가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어떤 하나의 실수나 오판을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루에도 수 만 번씩 한다는 그 판단들의 지분이 수만 분의 일 밖에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당장에 완벽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다시 상기해보자. 몇 번은 틀려도 된다고. 다음번에 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면 되고, 결과적으로 나쁜 결정보다는 좋은 결정이 조금이라도 더 많으면 된다고 생각해 보면 된다.
부담이 좀 덜어졌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