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그림책을 선물하는 마음

아직 가져본 적 없는 마음

by 아빠 민구




론리 나잇~ 론리 나잇~


요즘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놈의 '논리'타령이다. 논리적 사고를 거쳐 산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논리'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이 생길 정도이다.


맞냐 틀리냐를 따지고 끊임없이 논리적 연계성을 검토하는 일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아마도 나는 논리적인 성향은 아닌가 보다. 열변을 토하고 선동을 하는 것은 좋아하는데- 어쩌면 내가 뱉었던 그 수많은 열변들은 논리보다는 감성을 바탕으로 했던 것이었나 보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그림책과 수필집을 선물 받았다. 선물해주신 분은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그림책과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며 선물의 리본을 달았다.


그림책을 선물 받은 경우는 난생처음이었다. 택배 상자를 열고 책을 펼쳤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 말고 나 스스로 그림책을 읽는 것 자체가 처음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들을 순식간에 읽었고, 게 중에 하나는 로보트 이야기라 그런지 아이들이 관심을 보여 연달아 세 번을 읽어주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서 로보트 소재의 그림책 이야기를 또 해주었더니 한참을 깔깔 웃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잠시 저녁 운동을 다녀온 후 수필집을 펼쳤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아이들도 자고 어슴푸레한 조명 아래 읽어나가는데 참 몰입감 있었다. 이야기는 장파장의 AM 라디오처럼 아득하게 파고들어왔다. 묵직했다.


1월 초 부터해서 매일 종일 '논리'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는 나를, 개나리 가지 같은 열쇠로 꺼내 정원으로 데리고 나가서는 봄비를 맞게 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어떻게 하면 이런 선물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런 책들은 내가 살아오며 생각도 못한 그런 종류의 선물이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면 이런 선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 받은 책의 내용이 스쳤고,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삶이 맞냐/틀리냐가 아니라,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느냐. 그 의도라는 것은 나의 무엇으로부터 발현되는 것이냐. 그리고, 나는 그림책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냐.


안갯속을 더듬어가며 나아가듯 뭔가 중요한 곳으로 접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도착하지는 못했는데, 중요한 물음으로 나에게 다가온 선물이었다. 오늘 선물 받은 책들을 다시 한번 읽으며 고민해봐야겠다.


그림책을 선물하시다니.

충격적이고 따듯한 선물 감사합니다.



그림책을 선물해주신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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