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다시, 제주도에 갈 수 있을까?

가면 되지. 쉽지 않겠지만

by 아빠 민구



"우리 다시 제주도에 갈 수 있을까"


나의 질문은 주방과 거실 어딘가를 둥둥 떠다녔다. 언제쯤 코로나가 수그러들지,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 우리에게 남은 기회는 당분간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이제 곧 태어날 쌍둥이들까지 가세하면 핵가족이면서 대가족인 우리가 움직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신생아들을 데리고 여섯 식구가 비행기를 탄다고 생각해보니 아찔했다.


이미 둘째가 100일도 되기 전에, 태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고 장거리 비행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비행 내내 악을 쓰며 우는 아이 때문에 기내 에어컨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었다.


그런데 이제 신생아가 둘 이라니. 둘.


군다나 이젠 어딜 가나 호텔방 두 개를 예약해야 한다. 더블이건 트윈이건 디럭스건 뭐건 6명까지 추가되는 방은 보지 못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방을 두 개 예약한다고 해도 아득하다. 누가 혼자 신생아들을 보기에도, 각 각 하나씩 나눠 돌보기에도 쉽지 않은 밤이 될 것 같았다.


얼마 전 바꾼 카니발에 이제 곧 카시트 네 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아이들을 카시트에 앉히고 벨트를 매고 출발하는 것도 한참이고, 중간중간 멈추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할 테고, 누군가는 화장실이 급하다며 재촉할 테고, 혹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둘 이상 잠들어버리면 아이들을 들고 갈 수 있는 손이 부족하다.


다시 제주도에 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들만 기차처럼 줄지어 들어왔다.


허공에 떠다니는 '그 질문'을 아내가 낚아챘다.


"가면 되지, 쉽지 않겠지만"


방법은 알 수 없었지만, 언제나처럼 방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니 뭐 꼭 못할 것만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주 큰 트레일러를 하나 구해다가, 내가 소가 되어 달구지처럼 끌고 가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땀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면 또 어떻게든 되겠지.




작년 7월 갔었던 2주간의 제주 살이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마, 내 생에 한 일곱 번째 방문한 제주였을까.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꽤 장기간 지냈던 것은 정말 색다르고 결 다른 경험이었다.


제주의 지역 별 특산물을 찾아다니며 먹고, 게를 잡아 요리해 먹고, 목마 태워 오름에 오르고, 비를 맞으며 시골길을 산책하던 것들이 기억난다. 그땐 정말 제주에 정착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도 가능만 하다면야.


아마 여덟 번째 제주여행은 아내와 네 자녀가 함께하는 더 진-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언제일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고대한다.


다시, 제주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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