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무려 7시간을 잤으나 전혀 피로가 풀리지 않은 무거운 아침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나 모르나, 아침해는 제 할 일 한다며 신나게도 커튼을 두드렸다. 길=게 하품을 하고 커튼을 걷었다.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니지, 어제가 끝나지 않았으니 오늘이 시작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몸이 피곤해서 좀 일찍 누웠었다. 어제는. 그리고 정확히 7번의 잠자리를 옮겨가며 아이와 아내를 돌보았다. 물론 아내도 나의 컨디션을 배려해주며 중간에 일어나서 아이들을 돌보았지만- 정산하자면 난 정확히 일곱 번 잠자리를 옮겼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아이들 옆에서 자다가, 아내 옆에서 자다가, 중간에 깬 둘째를 재우려고 달래다 소파에서 자다가, 다시 아이들 방, 다시 침실, 다시 소파, 그리고 아이들 방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핸드폰은 밤새 푹 쉬었는지 까랑까랑한 소리로 나를 흔들어 깨웠다. 몇 번 무시했지만, 핸드폰은 자신의 책임을 성실히 이행했다. 핸드폰 덕에 늦지 않고 출근할 수 있었다. (고맙다 임마)
아니, 얘들은 왜 여섯 살, 다섯 살이 되었는데 아직도 그렇게 자다 깨는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통잠'이라는 개념은 정녕 없는 것인가. 생각해보면 첫째 때는 정말 밤잠을 못 자서 미쳐버릴 지경까지 갔었고, 아내도 마찬가지로 정말 많이 힘들어했었다. 그리고 둘째도 덜하지 않았다.
부쩍 푸석해지고 늙어가는 나를 보며, 아- 이게 진짜 아이들 키우면서 늙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애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진자리 마른자리 다 돌보아야 하고, 혹시 밤에 모기라도 들어오거나 아이들이 감기에라도 걸려 그렁그렁 하면서 자고 있으면, 참. 쉽지 않은 밤을 보내게 된다.
어젯밤은 그렇게 잠자리를 일곱 번 옮기며 전쟁을 치렀고, 아이들도 오늘은 좀 피곤한지 비교적 일찍 곯아떨어졌다. 나도 참 피곤하지만, 모처럼 생긴 조용한 시간을 그냥 두고 자기가 아까워 브런치를 켰다. 부디. 오늘 밤엔 각 1회씩만 깨고 쭈욱 자자 아이들아.
(징크스. 내가 이렇게 글 쓰고 책보며 놀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들랑 말랑 하면, 그때 둘째가 깨서 물 달라고 한다.)
그럼 이제 브런치 끄고 책이나 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