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상처 주지 않게 _11화
일리노이 대학교의 심리학자 라슨(J. R. Larson)은 이렇게 지적한다. “상사가 자기 감정을 즉각 표현하지 않으면, 이 때문에 직원들은 서서히 좌절감이 쌓이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격분하는 것이다. 만일 제대로 된 비판이 있었다면 그 직원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꼭 상황이 폭발하기직전에만, 너무 화가 나서 자제할 수 없을 때만 비판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중략) 이러한 접근은 동기를 유발하는 최악의 방식이다.
대니얼 골먼의 저서 『정서 지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리더가 된다는 건 사람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건 리더라는 위치 때문에 사람들이 ‘따르는 척’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리더십이란 위기의 상황에서 사람으로부터 용기를 얻고,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으로부터 자원을 만들어내는 힘을 말합니다. 그에 필요한 소통 능력, 공감 능력, 자아 확장력 등은 모두 감정 능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집단의 정서를 빠르게 캐치하는 게 리더의 역량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불안하다=우리가 하는 일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기 때문이구나.
화가 난다=이건 불합리한 일이다. 바꾸자고 주장해야 하는 일이다.
이렇게 빠르게 ‘눈치’채는 사람을 부하들이 따르고 좋아합니다. 부서끼리 충돌할 경우 확실하게 자기 팀원을 챙길 줄 아는 리더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면서 늘 양보하는 리더가 있다면 누구 밑에서 일하고 싶은가요? 당연히 전자이겠지요.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는 말만 내세우고 ‘저 부서에도 입장이 있으니 네가 참아라’ 하면서 달래기만 한다면 팀원들은 점점 더 수동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리더에게 이야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그 속에 숨은 욕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리더가 됩니다. 예를 들어 집단 전체가 어떤 일을 극렬하게 반대한다고 할 때,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 뒤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분노만 보고 ‘저 사람들은 말이 안 통해’라고 단정해버리면,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겁니다. 리더십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리더는 정서의 여러 가지 측면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정서에 따라 촉진되는 사고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같은 정서가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시킨다면, 슬픔과 같은 정서는 세부적이고 신중한 사고를 촉진시킵니다. 양쪽 정서 모두 장점이 있습니다. 리더가 될수록 감정 능력을 키워서 여러 가지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