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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미경 Oct 27. 2020

까칠하게 대하는 게 마냥 좋은 걸까

솔직하게, 상처 주지 않게 _12화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 적당한 사람에게 적당한 정도로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의도를 가지고 적당한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심리학자 레슬리 그린버그(Leslie S. Greenberg)가 한 말입니다.    

  

     “흥분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계속 목소리가 올라갑니다. 말하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건 망했다.’ 그런데 이게 조절이 잘 안 됩니다.”     


왜 이런 실수를 하게 되는 걸까요? 내가 유난히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요?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건 과연 무슨 뜻일까요? 감정 기복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침에 과도하게 기분이 좋았다가 저녁에는 과도하게 우울해지는 사람들입니다. 흔히 ‘조울증’이라고 하는 양극성 장애를 앓는 환자들이지요. 이들은 조현병 환자들처럼 약물 치료가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감정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다만 그 강도, 빈도, 지속 시간이 과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면 문제가 됩니다. 적절한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져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 여러 면에서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지요. 감정 기복이 심한 것보다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게 더 문제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감정과 행동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이 감정이 지금 나에게 유익한가?” 이런 질문을 통해 정서를 표현할지, 차단할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감정이 행위로부터 분리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지요.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과 그것을 필터 없이 표현하는 것은 다릅니다. 어린아이는 화가 나면 신경질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며 슬프게 웁니다. 어른이 되면 그러지 않죠. 화가 난다고 해도 이를 행동화 할 때는 필터가 작용합니다. 그런데 어른이 돼도 감정과 행동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른 건데 뭐가 잘못이야?”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는 감정이 조절되지 않습니다. ‘화가 나지만, 지금 저 사람을 비난하는 건 나에게 이롭지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정서와 행동을 구별하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흥분하지 않고 자신을 잘 표현하려면 ‘다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유대교 경전 『미드라쉬』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생각을 해봅시다.     

     - 이건 잠깐 지나가는 상황이다. 다음을 생각하자.

     - 저 사람은 결국 타인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 지금 이것이 과연 중요한 일인가. 이보다 더 중요하고 큰일이 많다.

     - 이 감정을 잠깐 참으면 더 좋은 일을 따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통해 감정 능력을 키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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