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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엠 Sep 04. 2023

SNS에 난리난 부산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에 숨겨진 사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친환경공간으로 재탄생하다

부산 인기여행지 1위, 해운대 해변열차!

요새 가장 방문하고 싶은 부산 여행지 1위를 뽑으라면 단연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이다. 2020년 파랑, 노랑, 빨강 천연색의 작고 앙증맞은 캡슐열차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사진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지금은 연 200만 명 가까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지상을 운행하는 일반 해변열차와 그 위로 교량을 설치하여 공중에서 운행하는 스카이캡슐 두 가지 열차가 있다. 바다전망 감상하기 좋고, 열차 한 량을 4인이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려서 스카이캡슐을 타보기로 했다. 하지만 열차 수송인원이 적고 인기가 많아서인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미리 대기 신청을 해야 했다. 매표소에서 이용시간을 정하고 청사포 주변을 둘러보며 기다리기로 했다.

스카이캡슐은 송정역과 청사포역구간만 운행한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청사포 빨간등대

청사포는 원래 일출 명소로 알려진 곳이라는데 낮에도 경치가 좋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빨간 등대다. 크진 않지만 푸른 하늘에 대비되어 사진을 찍으면 예쁜 항구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조금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쌍둥이 모양의 하얀색 등대를 사진촬영지로 만들어 놓았는데 등대의 높이가 사람 키보다 조금 커서 SNS 사진 찍기엔 이곳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날이 더운데도 핸드폰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열심히 구도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이곳에서의 촬영은 포기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스카이캡슐을 타고 청사포역을 빠져나가면 빨간 등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청사포에 가면 꼭 조개구이를 꼭 먹어보세요.” 

부산에 도착한 날 숙소로 향하던 길에 택시 기사분의 말씀이 생각나서 점심 식사로 조개구이집을 찾았다. 해변가를 따라 꽤 여러 집이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른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제일 바다 경치 잘 보이고 깨끗해 보이는 집으로 들어갔다. 이곳만 그런지 이 지역의 조개구이집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특이하게 조개구이와 장어구이를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연탄불에 조개와 장어를 올리니 고소한 냄새가 바다 특유의 짠내와 섞여 코를 자극했다. 개인적으로는 조개구이보다 장어구이가 더 맛있었고, 바다 경치를 보면서 먹을 수 있어서 그런지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스카이캡슐의 화려함 아래에 숨겨진 보석을 찾았다

예약시간이 되어 청사포역으로 돌아왔다. 또다시 30분 정도를 줄을 서서 기다려서야 우리 네 식구가 스카이캡슐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경치관람을 여유 있게 하라는 듯 열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차안은 바다가 한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사방이 창문으로 되어 개방감이 좋았다. KTX 동반석처럼 두 사람씩 마주 앉게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로 테이블이 있어 가지고 간 커피와 간단한 다과를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바다 경치가 지겨워질 때쯤 시선을 아래쪽으로 향하니 해안철로 옆으로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가 보였다. 여길 걸어갈 수도 있다고? SNS와 블로그 후기만 보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이곳에 왔던 나에게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스카이캡슐을 타면 신기해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잠시, 한참을 가다보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해운대 해변열차에 숨겨진 사실

숙소로 돌아와 해변열차와 산책로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다. 이 철길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개통되어 철로로 사용되다가 2013년 복선으로 확장한 새 선로가 생기면서 폐선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폐선의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 끝에 산책로와 기존 폐철로를 활용한 트램을 설치하여 관광자원화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여 친환경적이면서도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개발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였고, 스카이캡슐로 까지 확장된 것이다. SNS에 올라온 화려한 사진들 뒤에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까? 사업주체에서도 이러한 스토리를 관광상품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것 같아 다소 아쉬웠다.

이 철로가 일제시대에 시공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친환경 재생사업으로 다시 태어난 해운대 해변열차

서울역 고가를 존치하고 재개발한 ‘서울로7017’은 차들만 지나던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꽃과 나무를 심고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를 설치하여 보행길로 탈바꿈하였고, 지하철 홍대입구역에서 신촌 와우교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철길은 산책로로 재탄생해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옛 것을 밀어내는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해운대 해변열차가 또 하나의 친환경 재생사업 성공사례로 추가되어 반갑다. 다음 부산 여행에서는 꼭 해운대 해변열차를 타고 해변 산책로도 천천히 걸어볼 생각이다.


문의 : 해운대블루라인파크 홈페이지 https://www.blueline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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