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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인간실험 - 폐인모드

개쓰레기 폐인으로 10일 생활하기 - 1일차 시작

by 작가지망생

오늘 일말의 희망을 안고 확인한 정부지원 장려금이 내 예상보다 턱없이 적게 들어왔다

고작 10만2천원

지난 17일 직장을 그만둔 뒤, 원래의 내 계획은 마지막 월급과 정부지원 장려금으로 한 달간 천천히 쉬면서 나의 다음 단계를 구상하는 것이었다

사실 지난 열흘을 돌이켜 보면 제대로 쉬는 것도 아니고, 딱히 무언가를 하지도 않은 그런 시간의 연속이었다

부랴 부랴 구인공고를 뒤지고 한 군데 이력서를 내 놓았지만, 소식이 없다

지금 나의 마음은 이중적이다

그곳에서 연락이 와서 내일부터라도 다시 경제활동을 하는 것과, 그냥 거기서 연락이 안 와서 조금 더 이 이상한 백수생활 (돈이 없고 시간만 많은)을 더 해 보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작녀 말인가 내가 했던 일차 인간개조실험은 실패로 끝났었다

갑자기 열심히 부지런히 사는 것은 안되는 것 같다고 결론을 냈었다

그럼 아예 진짜 폐인처럼 살아보는 실험은 어떨까?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고시원은 식사 (밥, 라면)이 제공되는 곳이다. 어차피 폐인 생활할거면 나한테 필요한 금액은 0원이다.

내가 아직은 멀쩡했을 무렵인 20대 때 난 와우에 빠졌었다

그때 나의 소원은 그냥 이대로 평생 와우만 하고 싶다! 였다

문득, 지금 아니면 그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할 거면 제대로 계획적인 폐인생활을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쓴느 2025년 8월28일 금요일 오후 5시02분부터 2025년 9월 7일 밤 11시 59분까지 난 생필품 구입 외의 문 밖 생활을 금하고 제대로 와우+오딘+유튜브+넷플+쿠팡플레이와 졸려서 자는 것이 아닌 기절해서 자는 것들을 브런치 기록과 내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예정이다

아마 그 열흘 후의 나는 무언가 결정할 수 있겠지... 계속 폐인으로 살지 아니면 더 제대로 된 인간개조 3차 프로젝트를 시작할지....

어쨌건 무엇인가를 도전한다는 것이 나에겐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기록은 가능한 자주 올릴 생각이다. (적어도 하루에 3번 이상)

이 기록들이 나의 새로운 인생에 있어 작은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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