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도시, 당신의 대학

[사회혁신 영국기행 8] 도시에 섞여있는 대학, 상생의 경험과 프로젝트

by 이웃주민

https://brunch.co.kr/@jmseria/7

대성당 첨탑에서 바라본 코벤트리 도심지 전경, 대학 건물들이 도시 곳곳에 뒤섞여 있다

[코벤트리편 전편에 이어 계속]


당신의 도시, 당신의 대학 Your City, Your University


“우리 대학은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고, 도시를 위해 여기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코벤트리의 번영을 위해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함께해나가는 데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주민, 학교, 자선단체, 자원봉사조직과의 연결망을 형성하여 모든 코벤트리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켜나가고자 합니다.”


코벤트리 시내는 대학이 곧 도시고 도시가 대학이라고 할 정도로 캠퍼스와 도심지가 서로 밀접하게 뒤섞여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과 도시는 운명공동체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학과 시내 곳곳에는 ‘당신의 도시, 당신의 대학’(Your City, Your University) 캠페인 홍보물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대학은 도시의 파트너이자 주요 기반시설이고, 도시는 대학의 터전이고 발전을 위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앞서 소개한 코벤트리가 영국의 ‘문화 도시’(UK city of culture in 2021)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대학과 도시는 밀접하게 협업을 하여 양자 모두의 활로를 개척하는 문화적 재생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도시와 캠퍼스 곳곳에 붙여진 커다란 사진과 문구가 담긴 홍보물에는 다양한 ‘함께했던’ 경험과 사례들이 들어있다. 가령 이렇다. 코벤트리대학 병원에서 태어나, 이제는 이 대학에서 조산사 훈련과정을 밟고 있는 젊은 청년(Rhea Craven)은, 역시 여기서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가 태어난 이 지역병원에서 조산사 훈련을 받고 있다는 점, 감정적인 연결을 선사하고 있죠. 우리 엄마가 저를 가졌을 때 도움을 받았듯, 이제는 제가 새로운 엄마들을 돕는 일을 매우 사랑합니다.”


아기의 엄마이자 지역주민(Claire Tennant)은 “훌륭한 병원과 연결된 대학을 가진 행운을 코벤트리는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는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훈련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라며 아이를 앉은채 아마도 이웃일 젊은 조산사를 바라보며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1천명 이상의 학교,교직원 등 지역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 중


다시 걷다가 보이는 도시-대학 캠페인 포스터에는 예술인들의 모습이 커다랗게 담겨있다.


“저는 코벤트리가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왔고 코벤트리대학 또한 그와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대학이 지역사회의 예술 분야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은 제겐 매우 보기 좋습니다.”(Iain Lauchlan)

“공연장에서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대학과 지역사회 등의 연결을 통해) 코벤트리대학과 예술공연과 관련한 일을 하며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Jessie Coller)



매년 1천명 이상의 학생/교직원 자원봉사자들이 지역공동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대학은 밝히고 있다. 지역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학습과 예체능 활동 지원, 지역의 거리환경 개선, 안전 증진을 위해 협업하기, 지역어르신들의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활동, 아이들과 어른들의 기술적 상상력과 실천을 펼쳐볼 수 있게끔 공간과 장비를 개방하는 Fab Lab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학교의 연구자들이 지역사회 단체와 협업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 관계망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감사의 벽’(Gratitude wall) 등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기획을 통한 이벤트성 프로그램들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코벤트리는 대학과 도시가 함께 한배를 탄채 손잡고 미래를 개척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활동과 공간은 한 ‘수도사’의 초대로부터 다가왔다. 코벤트리대학 사회적기업(CUSE) 회식자리에서 만난 중년 남성 폴(Paul Curtis)은 자신을 ‘수도사’(Monk)라고 소개했다. 수도사가 왜 이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맥주집에서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고 있을까? 재차 정말 당신이 수도사가 맞느냐고 묻자, 그는 “정말 그렇다”고 웃으며 답했다. 계속 의아해하는 나를 보며, 심지어 “수도원(Priory)에 놀러오라”고 초대까지 하고 있었다.


그의 거처는 도심 한복판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이 연재를 엮고 보완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하였습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361761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