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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노 Jul 11. 2021

디어 마이 디어

작업 중

1. 기획의도


어떤 이야기는 책장을 덮었을 때 비로소 시작한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 이제 막 헤어진 연인이 있다. 그들의 다음 단계는 상대를 잊는 게 아니다. 그에 앞서 지난 사랑을 복기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했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헤어져야 했을까. 나는 그동안 너에게 무엇이었을까. 이제 나는 너에게 무엇으로 기억될까.



2. 등장인물


*남자 (22세, 그리고 32세 / PM)

남자에게 여자는 햇볕이었다. 차디찬 겨울이 끝났다는 걸, 기나긴 밤이 끝났다는 걸 알려주는 따뜻한 햇빛. 단란했던 그의 가족은 그가 열두 살이 되던 해 뿔뿔이 흩어졌다. 서로에게 이별을 선언한 부모 앞에서, 의미없는 말들로 자신을 위로하는 그들 앞에서, 다가온 이별에 서글퍼하던 동생들 앞에서 그는 괜찮을 거라며 항상 웃었다. 그의 속마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날씨를 띠고 있는지 등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이해해야 했다. 내가 슬퍼했을 때, 함께 슬퍼할 주변 사람들의 처지를. 그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라도 그는 미소를 지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그가 쓰고 있던 이타적인 가면을 벗기고, 그의 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들여다 봐주었다. 그런 그녀 앞에서 그는 언제나 숨겨둔 과자를 들킨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곧 그녀를 향한 호감으로 바뀌었다. 결국 두 사람은 만났다. 연인이 되었다. 4년을 열렬히 사랑했다. 허나 그토록 뜨겁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서 열기가 식었고, 그들에겐 이별이 찾아왔다. 마치 사계절이 지나듯 당연한 인생의 순리.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떠났다.


12년이 지난 후, 그는 한 대형 게임회사의 MD로 일하고 있다. 각종 게임의 굿즈를 기획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영화감독을 꿈꿨던 과거는 잊어버린지 오래다. 최근엔 전용 폐쇄몰을 런칭하면서 더 바빠졌다. 한편 그를 향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그가 흔히들 말하는 공채 출신이 아닌 경력직 출신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다잡아가며 의연하게 대처해 보지만 은근히 비치는 그들의 차별 어린 시선은 그를 자꾸만 움츠려들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더군다나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이것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그의 선택은 '우연'에 배팅을 거는 것이었다. 이미 지나간 인연은 지나간대로 두는 것. 그래서 그는 그녀를 외면하기로 했다. 지난하고 마법같았던 과거를 또다시 반복하고 싶진 않으니까.


*여자 (22세, 그리고 32세 / 개발자)

스무 살의 그녀는 한 남자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들은 4년 간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고, 깔끔하게 헤어졌다. 하고 많은 연애담의 흔한 레퍼토리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났고, 30대가 되었다. 한때 사랑했던 그의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친구로라도 남자던 그는 어느 순간, 그녀와 모든 연락을 끊어버렸고 그녀의 인생에서 영영 퇴장해버렸다. 이따금씩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의 근황을 전해듣긴 했지만, 그마저도 이미 몇 년 전에 끊어져 버렸다. 어디선가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


하지만 스무 살의 추억은 어느 날 불현듯 찾아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곤 했다. 첫사랑의 위력이란 바로 그런 것일까. 30대가 된 이후, 그녀는 이전보다 더욱 자주 그를 생각했다. 하루는 그가 미친듯이 그리워지곤 했다. 이미 지나간 인연을 두고서 이게 웬 주책이야. 하지만 비가 오던 어느 날, 그녀의 마음은 마지막 울타리를 넘어버렸고 그녀는 옛약속을 좇아 그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10년이나 지나버린 시점에서 그 약속이 지켜질 걸 기대한다는 건 무모한 일이다. 결국 그는 그녀를 만나러 오지 않았다. 돌아오는 버스 위에서 그녀는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수없이 되뇌었다. 그는 더 이상 그녀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두 가지 마법이 일어났다. 첫 번째 마법은 그와 재회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같은 회사에서, 프로젝트의 동료로. 알고보니 같은 회사에서 일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고 한다. 아무리 부서가 다르다고 하지만 그걸 몰랐다고? 혹시 이건 운명일까? 아니면 그냥 우연?


한편 그런 와중에 그는 그녀를 완강히 거부한다. 아니, 애초부터 몰랐던 사람으로 대한다. 혹시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나? 그래서 우리가 한때 서로 사랑했다는 걸 잊어버렸나? 지금 그에게 그녀는 하고 많은 동료 개발자 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그의 태도가 그녀는 못내 서운하면서 괘씸하고, 지질해 보인다.


두 번째 마법은 그녀가 온라인 채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에 나타난 채팅 어플리케이션. 그곳에서 그녀는 12년 전에 살았던 한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연애 중이라고 했다. 그런 남자의 연애에서 그녀는 자신의 스무 살을 떠올린다.



3. 에피소드


E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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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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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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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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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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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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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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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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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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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열렬히 사랑했으나 알고보면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나 서로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는 기묘한 아이러니.


해피엔딩?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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