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 리시안셔스 (lisianthus)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도 느껴졌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좋아하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본 것은 붐비는 새벽 꽃 시장이었어요. 첫눈에 그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렸지요. 설레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그 아이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봐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내 마음이 통했던 것 같습니다.
“너는 7월의 꽃이야,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
“…….”
“너를 예쁘게 꾸며 아내에게 선물로 줄 거야. 물론, 지금 그대로도 너무 아름답지만…….”
“…….”
“이틀 후면 아내의 생일이거든. 아내도 좋아할까?”
“…….”
그 아이는 내가 어디론가 데려가 주기만 한다면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응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의 순백 자태는 우아하고 아름다워 눈이 부실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어울릴만한 예쁜 집도 마련해주었습니다. 낯선 환경이라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했지만 이내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변치 않는 사랑, 영원한 사랑.’
아내도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꽃도 꽃말도…….
* 작가의 변
오래전 화사한 봄날, 영민하고 청아한 소녀를 보았습니다.
그 후, 나의 시선은 평생 그녀에게 머물고 있었음을 수줍게 고백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고 사랑했으며 서로를 위하며 살았던 것처럼,
남은 시간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