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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티 Mar 13. 2021

물 든 봄숲

소란한 물소리로 가득하다.

숲에 물이 들었다.

봄비를 맘껏 들이킨 숲은 넉넉하다.

바스락거림을 폭폭한 습기로 안아버렸다.


시내 소리가 숲을 울린다.

소란스럽게 숲을 깨운다.

"고마, 일나거라. 늦잠 자는 것들도"


물 든 숲

숲을 물들인 새싹

새싹 보다 먼저 나온 봄꽃들

 





어제는 비가 왔습니다. 

어지간한 비는 끄떡않고 숲을 드나들었는데 비가 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숲은 가지 못하고 창밖으로 숲만 구경합니다.

비오는 숲은 그냥 구경만 해도 좋습니다.


 

아침에 서둘러 숲에 갑니다.

봄비 만난 온 산에 물이 가득 들었습니다. 

자그마한 시내와 계곡은 풍요를 맛봅니다.

잔칫집같이 부산한 소리로 가득합니다.

 


물 만난 숲 길은 제가 계곡인 듯 물을 흘립니다.


물을 담북 담은 숲은 길에도 물이 졸졸 흘린다. 

하늘을 봐도 물소리뿐입니다.



이미 시작된 새싹의 움틈은 한층 힘이 납니다.


다 같은 싹이 아닙니다. 하나하나 모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저만의 생명입니다.


내 사랑 진달래는 이제 온 숲을 덮고 절정에 다다릅니다.  



활짝 핀 진달래에 이제 벌이 날아듭니다.

잽싸게 보지 않으면 벌보기 어렵습니다. ㅋ


숲에서 비를 가장 좋아 하는 건 단연 이끼입니다.

봄비 맞은 숲에서 가장 강한 생명력을 뽑냅니다.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입니다. 

사방에 물이 가득한 풍요로운 봄입니다. 


물 든 봄숲의 소리는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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