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내리니...
후두둑후두둑
노크소리
쏴아쏴아
적시는 소리
우르르우르르
때리는 소리
하라락하라락
들뜨는 소리
잠깐 들렀다 가셔도
대지는 환희하고
숲은 노래하고
저는 그저 좋아요.
이렇게 아주 잠깐만이라도
다녀가시면
뚜꺼비가 등산하고
수련이 웃네요.
"거기 비 오나?"
"아니, 하늘이 많이 흐리긴 하네."
"여긴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어디 나갈 거면 창문 닫고 나가야겠다."
비 때문에 남편이 전화를 했어요. 오전에 전화하는 법은 거의 없는데 소나기가 범상치 않게 느껴졌는가 봐요.
전화온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후두둑후두둑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금새 소리가 천지를 가득 채웁니다.
아파트 정원을 내려다보니 우박이 내리는 듯 굵은 빗줄기가 천지를 때리듯 아래로 폭주합니다.
비만 내리면 브런치를 자주 찾게 됩니다.
비를 좋아하니, 마음이 들뜨고 기분은 좋아집니다.
언어가 정제되지 않아도 특별한 비유가 없어도 자판을 막 두드리게 됩니다.
구독자님과 비 구경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바빠집니다.
폰을 켜서 사진을, 동영상을 찍어댑니다.
부족한 글이어도 발행을 그냥 누르고 싶습니다.
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숲 속에서는 샤워한 나무들이 배불리 웃고 있습니다.
물 위에 떠있는 수련은 한잎 가득 빗방울을 담아냅니다.
너~~무 진중한 두꺼비도 마음이 조금 동하나봅니다. (두꺼비를 여러번 보았지만 꼼짝 안하고 한자리에 버티고 있는 녀석들만 보아왔습니다.)
"슬슬 움직여 볼까나?"
드디어 산을 오릅니다.
서너발자국 다리를 움직여 보다가 '이거 오늘 너무 많이 움직이는 거 아닌가?'하는 듯 멈춥니다.
그러다 다시 몇발짝 떼어봅니다.
한량은 무릇 이러해야 된다는 듯 진중하니, 느릿느릿, 가다쉬다 '그대로 멈춰라!'하면서 산을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