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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티 Apr 12. 2021

모네가 살짝 다녀가신 줄

수련 새싹이라니

수련


무릇 모든 식물에는 새싹이 있거늘

한 개인 듯 두 개가 되어 무리가 된

수련 새싹이라니요.


지상의 꽃인 듯 천상의 것인 듯

혼동을 줄만큼 겹겹이 피는

연꽃 새싹이 물 위에 떴네요.


두 손 모아 펴봐도 한가득한

새파랗고 커다란 연잎이기에

불그레한 새잎이 경이롭네요. 


못 옆에 벌써 무성한 창포

지난여름 물억새와도 어울려

모네가 살짝 다녀가신 줄 알았어요. 






수련에도 새로 싹도 나고 잎이 돋겠지요. 

다년생 수생식물인 수련에 잎이 나고 다시 꽃대를 올리는 게 당연하거늘, 새삼스레 경이를 자아냅니다.

물속에서 낙엽인 듯 잠겨있던 불그레한 잎들이 하나둘씩 올라옵니다.

"어머나, 수련 잎이었구나." 




못 가에는 창포 잎도 힘 있게 올라옵니다.



물속에서 삐죽이 내밀기 시작한 창포는 어느새 무성한 그룹을 만듭니다.

수련도 하나둘 잎을 올리다 한눈에 셀 수 없을 만큼 무리가 커집니다.

그 옆에는 지난여름, 가을, 겨울을 다 지낸 노회 한 물억새가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지키고 섰습니다.

나무 그림자가 물을 채색합니다.


모네가 언제 살짝 다녀가신 줄 알았어요.


그냥 잎만 슬쩍 올렸을 뿐인데, 모네 연작 시리즈가 절로 연상될 만큼 수련과 연못이 아름답습니다.


수련 연작은 클로드 모네가 무려 250여 점의 연작으로 그렸습니다. 

연못에 수련이 슬쩍 잎을 올리는 것만 봐도 모네가 연상되니, 클로드는 '수련 선점'을 제대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네는 수련 시리즈를 위해 정원에 여러 가지 수생식물을 정성스레 가꾸었다고 합니다.

저는 노력 한 푼 안 들이고 모네의 연못 못지않은 아름다운 연못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모네가 살짝 다녀간 듯한 연못을 한 바퀴 돌며 "내 복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내 복인 것들이 가득합니다. 


그냥 한번 찬찬히만 둘러보면 됩니다.




* 네이버 미술백과 : 모네의 수련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73913&cid=46720&categoryId=46842

* 네이버 지식백과 : 수련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15198&cid=40942&categoryId=3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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