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뭘까?

"아름다운 것"

사랑이 뭘까?


하고 어제는 일을 하다가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답하며 싱긋 웃습니다.


그저께인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우린 모두 어딘가 하나씩 모자란 사.람.들.

그래서 사람인 그런 존재들.

모자라지 않음 신이겠지만

생각해보면 신도 완벽하진 않아.

사람을 만든 걸 보면.

하지만 신도 인간도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들.

그중 가장 완전한 존재는 조건 없는 사랑을 하는 존재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이 오래 머뭅니다.

완벽함과 완전함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머뭅니다.

사랑은 사전에서 아무리 찾아본들 알 수 없을 것 같지만 완벽함과 완전함은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 같아 사전을 들여다봅니다.


[완벽: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

[완전: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 없음]


으음 이 밀대로라면 신도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인데 너무 깊이 들어가면 종교철학을 논해야 할 테니 그런 머리 아픈 생각은 -그렇지만 그동안 내가 너무 좋아했던 그런 류의 철학들은- 이제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니까요.


사랑이 아름다운 것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은 아름답지 못합니다. 그것은 언제나 밑바닥을 드러낸 채 탐욕스러운 입을 벌리며 침을 흘립니다. 갈구합니다.


나를 사랑해 달라고.


사랑을 주는 쪽도 갈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 내 마음도 알아줘.

나도 그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많이 사랑해 줘.


남녀관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들이고 나도 그랬습니다. 남편도 그랬습니다. 온갖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탈을 쓴 사랑은 사실은 목구멍 깊숙한 곳에 갈망이라는 탐욕을 삼킨 채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받아낼 때를. 그때의 희열을.


하지만 나는 이제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결함을 결함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결함을 안고 있는 이를 그 모습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에는 어떤 설명도 조건도 없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의 사랑에는 언제나 설명과 조건이 붙었었습니다. 그래야 납득을 하고 사랑을 했습니다. 불같이 타오를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사랑이라고 정의해야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나의 남편을 아이를 그렇게 사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어렵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한테는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재밌지 않나요?


이제는 어려운 사랑을 해야 합니다. 나에게 어렵다는 것이지 찾아보면 그걸 밥 먹듯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런 사람을 완전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받아 쓰고 나눌 줄 아는 현명한 사람.


언젠가 글 쓰는 이웃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는

먼저 자기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살다 보면

그것이 내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는, 뭐 그런 종류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말은 그렇게 번지르르하게 해 놓고는

막상 내 목구멍 안을 들여다보니 그 안에는 '자기애'라는 이름을 가진 이기라는 탐욕이 앉아있었습니다.

먼저 나의 가장 큰 흠인 이기를 목구멍 밖으로 끄집어내야 하기에 나에게는 그것이 참 어려운 사랑입니다.


무덤 하게 지켜보고 받아들이고

조건 없이 응원하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며

절대로 등 뒤에서 몰래로라도 밀지 않는 그런 사랑. 거절당할까 두려워하지 않고

앞에서 그 사람의 눈을 보고 손을 뻗을 줄 아는 확고한 용기를 가진 사랑.

입은 닫고 귀는 열고

따뜻한 봄햇살에 데워진 보드라운 흙 같은 눈빛을 가진 그런 사랑.


상대방이 변화하길 바라는 사랑이 아닌

상대방이 변하길 바라는 모습대로 나 자신을 바꾸고 재조립해야 하는 그런 사랑


그런 사랑은 남편의 말처럼 아름다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능할까요?

해봐야 알 것 같지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는 지금 남편과 돈가스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그 돈가스 가게에서 나와 남편은 지금껏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랑을 하며 여차저차 그려본 적 없는 인생을 그려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인생은 분명 우리의 시작과는 아주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분명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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