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하찮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소함

혼.자.서 케이에프씨에 와서 내 입보다도 큰 치킨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닭다리 한쪽을 천천히 먹고 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받아 큰 버거를 트레이 위에서 해체하면서 칼질하고 내 입 크기에 딱 맞는 크기로 자른 버거 한쪽을 포크로 콕 찝어서 한 입 크게 담아 먹고 커피를 마십니다. 우울증에 걸려 나에게 히스테리 부리는 딸도 공황장애로 기분따라 입을 닫아버리는 남편도 없이 혼.자.서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게 먹는 것 같은 시간을 천천히 보내고 있습니다. 트레이가 비벼 문대진 마요네즈와 닭기름으로 난장판이 되어도 나는 이 시간이 조금 더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겨울, 아이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남편은 공황장애에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우울증을 안고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상담 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2년을 꽉 채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수십년 같은 시간, 뒤돌아보니 꽉 찬 2년 입니다.

흰머리가 늘었고,

속은 싱싱한 재료들 아래 깔린 문드러진 애호박 마냥 미끈 거립니다.

지울 수 없는 우울의 냄새가 나의 일상을 미끄럽게 휘청이게 합니다.


고독의 냄새와는 다른.


나는 그렇게 케이프씨에서 커다란 치킨버거를 먹습니다.

징거BLT박스. 징거BLT 버거에 뼈가 없는 통닭다리살 한쪽, 프렌치프라이와 콜라.

나는 콜라를 커피로 바꾸면서 300원을 더 내고,

에그타르트와 또 다른 커피 한 잔을 더 주문해 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오물오물


더없이 하찮으면서도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소.소.한. 자유를

씹습니다.


문득,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나의 강아지

오몽이와

우렁이가

몹시도 보고 싶어집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소소한 일상이,

건강했던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 했던

당연했던 일상이,


더없이 하찮으면서도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이 소중하고도

소소한 일상이 계속되기를,









나는 오늘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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