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8일에

휴일의 산책길에서

휴일의 아침 산책을 참 좋아한다.

평소 등교와 출근하는 사람들로 부산했던 아침 산책길이 휴일에는 텅 비어 있어, 그 텅 비어 있음이,

고요와 여백이 온통 나만을 둘러싸고 있는 기분이 경이롭고 평온하다.


가게 문을 닫고 3주가 흘렀다. 이제야 비로소 가게 안의 물건들이 모두 정리가 되었다. 물론 임대인 부탁으로 철거를 12월로 미루기는 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내가 출근했던 가게는 이제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텅 빈 가게가 되었다. 가게가 텅 비면 어떨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내 마음은 홀가분했고, 텅 빈 가게 역시 저는 저대로 숨을 쉬고 있어 나도 담백하게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2년 동안 방치한 집안을 치우는 것이 더 큰 일이었다. 방치된 만큼 숨을 멎고 있던 것은 집이었다. 가게에서 가져온 엄청난 양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해묵은 먼지 때를 털고 닦고, 널브러진 살림들을 제자리에 놓아주니 집은 2년 동안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나는 다시 고르게 숨을 쉬기 시작한 거실 한가운데 앉아 고요한 휴일을 맞는다.


그동안 미안했어. 그리고
기다려 줘서 고마워. 덕분에 내 속도를 찾았어.


집이 좋아하는 잔잔한 음악을 켜고 앞으로 내 속도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본다. 쉽지 않은 일이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이지만 나는 그 일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추석 연휴 동안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고,

코끼리의 눈으로 요양원으로 보낸 아버지를 찾아가고,

그곳 요양원에서 한 차례 또 쓰나미 같이 일어난 감정들을 다독였다.

스스로의 감정을 어쩌지 못해 폭우 같은 수다로 쏟아내는 언니의 말들과

어머니의 말들,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 딸이 있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럼에도,

그러하기에,

나의 일상이 계속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 자 한 자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한다.


아무도 없는 텅 빈 휴일의 산책길을, 참 사랑한다.

그 산책길에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민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 저의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고, 긴 공백 기다려 주신 작가,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다음 주 10월 13일 월요일부터 다시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설레면서 긴장되네요^^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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