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이 무서졌다. 그 자리에 아성이 채워진다.

by ECONN 에콘


아성이 무너졌다.


세계 경제 11위, 군사력 7위(예비군까지 합치면 550만, 현역 55만, 2024년 통계) 단어 앞에 K-를 붙이면 설명할 수 있었던 견고해 보이던 대한민국의 아성은 12.3 계엄으로 무너졌다. (25년 봄, 탄핵여부로 관심을 덜 쏟았던 3.1과 4.3, 선거로 더 부각될 4.19, 5.18은 넣지 않고 감히 서두엔 생략해 본다.)


우린 그 아성(牙城-코끼리 상아로 만든 주장이 머무는 곳)이 코끼리 상아를 세워 흙으로 가득 만든 성이라 여겨왔다. 상아를 가득 매운 흙이 흩어져내려 이 대한민국이 흐물흐물해질 것 같아 122일을 노심초사하였다.


남는 건 상아뿐이고, 결국 그 상아 뿌리마저도 넘어지리라는 건 우리의 상상 안 쪽이었다.


그런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생각한 아성(牙城)은 ’ 코끼리 상, 도성 성‘아닌, 아성(我聲)‘나 아, 소리 성’이었나 보다.

자신 하나하나의 소리인 아성이 모여 국민의 소리가 빈자리에 채워졌다.







문형배 헌법재판관의 인사청문회 발언이다.

“저는 1965년 경남 하동군에서 태어나 가난한 농부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낡은 교복과 교과서일망정 물려받을 친척이 있어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김장하 선생은 한약업소로 번 돈으로 명신고등학교를 건립하여 경상남도에 기증하였고 수백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였으며 선생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주셨습니다.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내게 고마울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갚으라”라고 하신 선생의 말씀을 저는…한 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


2025년 4월 4일은

4.3, 4.19, 5.18, 6.10, 1987을 잊지 않은, 또 그것을 물림 하지 않겠다는, 잊지 않고자 한 하나하나의 울부짖음,

아성(我聲)이 채워졌다.


-매일을 한결같이 탄핵 인용 집회에 나가신 친정 엄마와 엄마 곁에 함께 했던 모든 키세스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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