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어(譫語)

by ECONN 에콘

까꿍

도리도리 잼잼

잘한다 잘한다 내 새끼

많이 먹어

잘 자

고마워

맘마, 엄마, 아빠, 누나

친구

안녕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갔다 와

조심해

잘 다녀왔니?

보고 싶었어

무슨 일이 있었어?

그래서?

그랬구나

안아줄게

그럴 수 있어

괜찮아


속이 비치는 얇은 종이에 조심스레 한 글자 적으려

애쓰는 것처럼

애달프게 해 왔던

수많았던 인정과 경청,

입 밖으로 내뱉고 내뱉어도 모자랐던

수만 번의 토닥토닥이


쾅하고 닫은 문틈 사이로 흩날리는

별일 없지? 란 혼잣말로 바뀌고


그래도 기어이 허공에 대고 해보는

우리 아들, 사랑해


나의 이 모든 언어들이

사춘기 앞에서

정신을 잃고 앓으며 중얼거렸던

섬어(譫語)로 바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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