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뭐 해요?”, “심심하겠다.” 참 많이 듣는 말이다. 혼자 일하는 학교도서관 사서는 심심하고 편해 보일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심심할 틈이 없어요.”하고 대답한다. 이렇게 대답하는 까닭을 글로 담는다. 학교도서관 생활 일주일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는다.
* 브이로그: 자신의 일상을 직접 찍은 동영상 콘텐츠(※다음한국어사전)
◦ 출근 08:30
◦ 아침 시간 08:30~08:50(20분)
어제 청소하러 온 학생들이 소독휴지로 책상을 닦았다. 덕분에 아침 소독 일이 줄었다. 11월은 국어·역사 교과 관련으로 ‘한 달 한 책 읽기’를 운영한다. 주 활용도서는 《책만 보는 바보》이다. 《책만 보는 바보》로 필사하고 있고, 이 책과 함께 읽기 좋은 책 21권도 소개한다. 21권을 등록 작업하기 전에 책소독휴지(북티슈)로 닦는다. 수분이 쉽게 사라져 책 닦기에 좋다.
등록할 책
◦ 쉬는 시간(10분)
다섯 명 학생들이 대출해서 가고, 두 명은 급식 식단표를 보고 간다.
◦ 1교시 09:00~09:45(45분)
21권을 업무지원시스템에 등록한다. 등록해야 책을 검색했을 때 조회할 수 있고, 대출반납할 수 있다. 등록 전문 업체에 맡기는 학교도서관도 있다.
자료 등록을 할 때는 서명, 저자, 출판사, 출판 연도 등 입력할 수 있는 책 정보를 모두 넣는다. 같은 책이 다른 학교에 이미 등록되어 있으면 그 정보를 복사할 수도 있다. 7권 등록하고 우편물을 가져온다. 정기 간행물 중 수요일 오후에 오는 주간지 2종이 있어 목요일 오전에 도서관으로 가져온다. 정기 간행물 수령 확인표에 표시한 뒤 도서관 도장을 찍는다.
◦ 쉬는 시간(10분)
학생 1명이 권장도서 서가에서 읽을 책을 한참 고른다. 쉬는 시간 1분 남았다고 말하니 1권을 골라 급하게 뛰어나간다.
◦ 2교시 09:55~10:40(45분)
책 등록 작업을 이어서 한다.
◦ 쉬는 시간(10분)
전자도서관 이용 문의 전화가 와서 이용 안내문을 보낸다. 통화를 하며 대출반납한다.
◦ 3교시 10:50~11:35(45분)
점심 먹고 와서 책 등록 작업을 마무리한다.
◦ 쉬는 시간(10분)
대여섯 명 학생들이 들어와서 도서관 안을 한 바퀴 돌다가 나간다.
◦ 4교시 11:45~12:30(45분)
책 등록 작업을 하고 나면 쓰레기가 나온다. 책이 배송되어 온 종이상자, 빈 라벨지, 책 띠지, 비닐들을 버린다. 근무하는 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오늘이 쓰레기 배출일이라서 버릴 쓰레기를 한 곳에 쌓아둔다. 쓰레기는 방과 후에 버려야 한다.
학급 문고용 책등에 붙일 라벨을 인쇄한다. 4교시가 끝날 때까지 라벨을 붙인다.
학급문고용 라벨
◦ 점심시간 12:30~13:20(50분)
봉사 학생 3명이 온다. 2명은 도서반이고 1명은 친구 따라오는 학생이다. 친구가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어 보이거나 친구를 기다리는 김에 같이 봉사한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온 학생이 “제 이름 아세요?”라고 묻는다. “00이잖아.”하니 “오랜만에 와서 잊어버렸을 줄 알았어요.”한다. 또 다른 학생은 도서관에 사탕이 많이 줄었다고 사탕 구입을 재촉한다. 어쩌다 보니 도서관 간식 담당 학생이다. 이 학생에게 학생들이 맛있어하는 간식으로 온라인 마트 장바구니에 담으라고 하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 5교시 13:20~14:05(45분)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던 선생님이 오류 알림 창이 뜬다고 한다. 처음 보는 오류라서 업체에 연락한다. 업체 담당자도 이런 오류는 잘 없다고 한다. 네 차례 통화하고 일단 넘어간다. 또 같은 오류가 발생하면 시스템 담당자와 통화하기로 한다.
다른 학교 사서 선생님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업무상 모르는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정보를 교환한다. 학교 안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일들과 도서관 운영하면서 힘든 일들을 털어놓기도 한다.
오전에 등록한 책에 도장을 찍는다. 책 위, 아래, 옆 세 군데 찍는다.
◦ 쉬는 시간(10분)
학생들은 도장 찍기를 좋아한다. 하고 싶다는 학생이 있어 도장을 건넨다.
◦ 6교시 14:15~15:00(45분)
내일 방과 후 도서관 이용을 한다는 신청이 들어온다. 도서관은 독서 시간을 포함한 교과 수업 때 이용하거나 이 밖에 활동이 필요할 때 이용한다.
오전에 등록한 책 청구기호를 인쇄한다. 책등 아래에 청구기호에 알맞은 ‘000, 100, 200...’ 띠 라벨을 붙이고, 청구기호를 붙이는 작업을 한다. 띠 라벨 숫자는 한국십진분류법에 따른 도서분류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키퍼를 덧붙인다.
◦ 방과 후 15:00~16:30(90분)
반납되는 책이 얼마 없다. 10권 반납됐다. 마지막으로 반납한 학생이 “선생님께 빌린 우산 내일 갖다 드릴게요.”한다. 비가 갑자기 오면 도서관에서 우산을 빌리는 학생들이 가끔 있다. 몇 년째 주인 없는 우산이 몇 자루 있는데 이 우산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교직원 연수가 있다. 도서관 뒷정리를 하고 시간 맞춰 연수 장소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