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당신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대학교 다닐 때,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과 작은 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문예창작 동아리로 일주일에 한 번 시, 소설 등 문학작품을 합평하는 모임이었다. 매주 시를 써오거나 한 달에 한 번 소설을 써오는 부지런한 학생들이 가득했다. 합평은 읽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엇갈렸다. 어떤 이는 괜찮다고 칭찬하는 반면, 어떤 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대개 쓴소리는 사람은 작품을 많이 읽어본 선배들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럼 작품을 내밀었던 후배는 기가 죽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쓴소리를 잘 내뱉지 못했는데 '내가 과연 어떤 사람의 작품을 평가할만한 위치에 있는가?'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작품이 빙 돌아 가슴 앞에 놓였을 때, 한 후배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내 작품이 이렇게나 형편이 없던가?'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기가 죽은 후배가 내 어깨를 톡톡 건드렸다.
"선배, 물어볼 게 있는데요."
얼굴은 여전히 하얗게 질린 채로, 두 눈은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어요?"
그 후배는 소설을 잘 쓰고 싶어 했다. 나도 당시에는 글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 후배에게 어떻게 하라고 방식을 알려줄 수가 없었다. 그 애에게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나는 나만의 글쓰기 방법에 대해 알려 주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장편소설을 썼어. 공모전을 준비한 것도 있고, 그냥 쓴 것도 있고. 중학교 때 1편, 고등학교 때 1편, 대학교 때 1편. 200자 원고지 500장에서 700장 정도 되는 분량이었지. 그런데 참 재밌는 게, 각각 소설을 쓸 당시에는 내 글이 참 잘 써진 것처럼 느껴졌거든? 시간이 흐른 뒤에 예전에 쓴 글을 읽어 보니까, 그렇게 못 쓴 글도 없더라. 글쓰기 실력도 조금씩 변한다는 거야."
내가 장편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하자, 그 친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어떻게 장편소설을 꾸준히 쓸 수 있어요? 두 눈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후배에게 장편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했지만, 사실 꼭 장편소설을 쓸 필요는 없다. 나는 보통 하나의 장편을 쓸 때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장편소설 쓰기에 매진했다. 어떤 일에 집중할 때 피어오르는 열기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다.
못난이 같은 내 글, 그런 글이라도 써라.
글을 쓰고 난 뒤 반응은 극명하게 두부류로 갈린다. '잘 썼다!'와 '왜 이렇게 못쓰지?'다.
전자는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주변에 많다. 그리고 그런 글들은 보통 SNS에 공개적으로 쓰였다가, 훗날 남모르게 비공개되기도 한다. 흔히 싸이월드 다이어리나 게시판에 썼던 그때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하루 이틀 쓸 때는 글의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매일 글을 쓰면 당연히 애착이 생기고,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나는 보통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몇 달이든 몇 년이든 묵혀두라고 한다. 그럼 글의 문제점이 더 잘 보였다. 한 번 시도해볼 법하다. 내 글 실력이 향상된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못쓴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은 한두 번 글을 쓰고는 펜을 놓아버린다. 아예 글 자체를 쓰지 않는다. 나는 후자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글쓰기를 게을리하지는 않았다. 모 포털사이트에 비공개로 글을 쓰다 친구에게 들켜 브런치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 글이 한 번에 통과되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을 못쓴다고 스스로 결단하지 말자.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글을 평가할만한 자격이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글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우선 글을 써놓고 앞서 말한 방법대로 묵혀두어라.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부끄럽게 쓴 글은, 시간이 지난 뒤엔 의외로 잘 써 보일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