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짝을 지은 잠자리
어깨를 짓누르다
홀연히 날아간다
어느덧 스며든 음산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올려본 하늘이
평소달리 무거워 보여
비가 오나
처마 밖으로 내민 손에
마지막 잎새
비틀대다
손뼉을 맞춘다
바람결에 조용히 춤을 추는
발가벗은 나무가
외로이
거리를 바라본다
찬 공기를 휘감으며 달리는
자동차들 사이로
꺼질 듯이
깜빡이는 가로등 불이
한없이 쓸쓸하다
吐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