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구석구석 국내 봉사 이야기 1

의료 봉사는 처음인데요?

by 친절한 James

1. 첫 봉사 이야기

2. 2박 3일의 추억

3. 당일치기 봉사도 있네

4. 5번이나 방문한 그곳은

5. 바다를 넘어 섬으로

6. 노력봉사는 뭘까

7. 시상식을 가보자



지금으로부터 4년, 2년 전 다녀온

해외 봉사 이야기를 브런치에 올리고

많은 작가님들이 성원해 주셨다.

즐겁고 아름다웠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봉사의 의미와 현재의 모습을 점검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해외 봉사 이전에,

전국 팔도를 다니며 참여한

국내 봉사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 한다.

햇수로 9년을 맞이하는 봉사 시간을

글로 다듬어서 나누는 건

참 의미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그토록 20대와 30대의 상당 기간을

봉사에 빠져들게 했는지 사실 나도 궁금하다.

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추억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단상들을

브런치라는 양지에 곱게 널어 본다.

반짝이는 햇살과 바람을 머금고

향기로운 영양분과 감칠맛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1. 첫 봉사 이야기


언제였더라...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아련하다.

회보와 홈페이지, 일기를 들춰 본다.


《사기(史記)》〈춘신군 열전(春申君列傳)〉에

'무망지복(毋望之福)'이란 말이 나온다.

'바라지 않았지만 뜻밖에 얻은 행복'이란 뜻이다.

2013년이 그랬다.

9급 시보를 떼고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승진을 했다.

물거품 같은 눈초리와 하마평을 뒤로하고

얼떨떨한 마음으로 새로운 근무지,

2배 늘어난 출퇴근 시간을 맞이했다.

왕복 4시간, 하루에 2번씩 한강을 건너며

지하철로 서울 기차여행을 4계절 떠났다.


일상에 차츰 잦아들 무렵

뭔가 의미 있는 걸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 무렵 EBS〈지식채널 e〉'어떤 의사들'을 보았고

영상 참고 서적인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를 읽었다.


"그래, 의료 봉사를 해보자."


전공과 직무 경험도 살리고

평범한 주말도 더 값지게 보낼 수 있겠지.

여러 자료를 찾아보다가 열린의사회

사랑의 팔찌 기부 캠페인 이벤트에 응모해

10인의 당첨자에 포함되었다. 오호, 신기한데.

그다음 달(2013.08.)부터 정기후원을 시작하고

용기 내어 국내 봉사를 신청했다.

최종 명단에 선정되어 찾아간 첫 봉사지는

전남 함평 골프고등학교(2013.09.29.)였다.


국내 봉사는 보통 1박 2일로 이루어진다.

전날 오후 (약 17시) 서울에서 단체 버스를 타고

해당 지역으로 이동해 근처 숙소에서 하루를 쉬고

당일 아침 봉사지에서 오후까지(보통 16시쯤) 한다.


이른 아침부터 대기하는 분들이 가득하다.

9시에 접수를 시작해 번호순으로 문진 및

혈압과 혈당 검사를 하고 해당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진료과는 해당 봉사를 신청한 인력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봉사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치과, 한의과

그리고 물리치료가 포함되었다.


첫 봉사에 아는 사람도 없고 환자도 많아

서툴렀는데 봉사자 및 간사님들이

세심하게 배려하며 도와주셨다.

덕분에 차츰 익숙해지며

봉사 시간에 적응했다.


어느덧 무사히 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짐을 챙겨

다시 버스에 올랐다.

조금씩 비가 내린다.

수고했다는 하늘의 인사일까.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창가 너머로 빗물이

시원스레 번진다.

뭔가 뿌듯한 감정이

가슴속에서 뭉게뭉게 피어난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몸은 좀 피곤해도

기분이 참 좋다.


20대 후반 어리숙한 직장인의

첫 의료 봉사가 저물어 갔다.

어느새 다음 봉사 일정을 확인하고

신청 버튼을 클릭하고 있었다.


2021년 지금, 2013년을 돌이켜보면

이른 승진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덕분에 봉사에 첫발을 디디고

보람찬 시간과 경험은 물론

소중한 반려자를 만났다.


앞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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