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구석구석 국내 봉사 이야기 2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by 친절한 James

1. 첫 봉사 이야기

2. 2박 3일의 추억

3. 당일치기 봉사도 있네

4. 5번이나 방문한 그곳은

5. 바다를 넘어 섬으로

6. 노력봉사는 뭘까

7. 시상식을 가보자



대체로 국내 봉사는

1박 2일이 기본이다.

매달 초(보통 첫째 주)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확인하고

원하는 일정의 봉사를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최종 명단에 선정되면

확인 연락을 받고 봉사에 참여한다.


봉사일은 보통 일요일이다.

토요일 저녁 즈음(17시 내외)

열린의사회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광장 근처에 대기 중인

전세 버스에 몸을 실는다.

함께 봉사할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한다.


경기도나 강원도 지역이 아니면

보통 서울에서 남쪽으로 갈 때

경부선을 이용하기에

신갈이나 죽전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하다.

집이 용인이어서

참 편리했다.


버스 탑승이 필수는 아니라서

봉사지 근처에 사는 분들은

따로 차편을 이용해

전날 또는 당일에 가기도 한다.

나도 시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봉사지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숙소로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2. 2박 3일의 추억


조심스레 시작한 함평 봉사가

무사히 잘 끝나 용기가 생겼다.

나의 시간과 마음을 나누어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하는 경험이

참 따스하고 보람 있게 느껴졌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덕분에

봉사에 계속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이어졌다.

종교나 정치, 지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더 마음이 편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일정이 있을까.


첫 봉사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봉사에 참여했다.

경상도와 전라도,

서울과 경기, 강원도를 누비며

1년이 지났다.

2014년, 다시 여름이 왔고

새로운 봉사지 공고가 났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내용을 살펴보자.

<8월 15일>
17시 : 서울시의회 출발
22시 : 오리엔테이션

<8월 16일>
8시 : 아침식사 후 승선(송공항-암태도)
9시 : 오전 진료
12시 : 점심식사
15시 : 진료 마무리
16시 이후 : 휴식

<8월 17일>
9시 : 아침식사 후 오전 진료
12시 : 점심식사
15시 : 진료 마무리
16시 : 승선(암태도-송공항), 서울로 출발


바다 풍경이 참 멋지다.

오, 2박 3일 봉사도 있구나.

8월 15일 광복절이 금요일이라

주말까지 3일을 쉴 수 있기에

열린의사회에서 봉사 겸 휴가 겸

특별히 준비한 일정이었다.

놓칠 수 없지, 얼른 신청했다.

다른 곳보다 경쟁률이 높았는데

운 좋게도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다른 때보다 더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5시간 가까이 지나 숙소가 있는

송공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바다 향기가 찌뿌둥한 기분을 깨운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수면을 한 뒤

다음날 배편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났다.

우리나라에는 3,300여 곳 이상의 섬이 있고

그중 3분의 1은 전남 신안에 있다고 한다.

1004개 섬이 끝없이 펼쳐진 섬들의 천국,

그래서 '천사섬'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지금은 압해도와 암태도가 천사대교로 이어져

(2019.04.04. 개통, 다리 길이 국내 4위 10.8Km)

배를 타지 않아도 차량 방문이 가능하지만

봉사 당시에는 배가 유일한 수단이었다.


선실에만 있기는 너무 아쉬워.

이른 아침 바다를 가르는 바람을 맞으며

해가 뜨는 풍경을 바라보는 건

참 멋진 일이다.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일출 같은 기운이 솟아난다.

이름 모를 바닷새가 손에 잡힐 듯

배를 따라 배웅을 한다.

『두리틀 박사의 바다 모험』에서

항해를 떠나는 박사 마음이 이랬을까.


30여 분의 뱃길을 지나

봉사지 암태중학교에 도착했다.

뒤로는 승봉산, 앞으로는 바다를 낀

산수를 다 갖춘 배산임수(?) 명당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절로 생길 것 같다.



여느 때처럼 정신없는 하루가 지났지만

여느 때와 달리 봉사 물품을 챙기지 않고

몸만 빠져나오니 참 편했다.

마치 퇴근하는 기분이다.

직장도 이렇게 17시 무렵에 마치면

얼마나 좋을까.


2박 3일 동안 완도군청 공무원이

봉사지에서, 봉사 후 나들이 때에도

봉사자처럼, 가이드처럼 봉사단과

함께 하며 많은 도움을 주셨다.


현지 주무관을 따라

어여쁜 식물이 가득한 분재원을 거닐고

에헴에헴, 에로스서각박물관을 방문했다.

바다에 왔는데 바다를 안 가볼 수 없지.

해변에서 전통 물고기 잡이 체험을 했다.

봉사단이 힘을 합쳐 큰 그물을 몰아

고기를 잡아보는 시간이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 잡혔네.

신기한 생물이 여럿 있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지만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다.

무럭무럭 잘 크거라.


물때에 따라

도로가 생겼다 사라졌다 한다.

경운기 뒷자리에서 맛보는

날것의 바닷바람이 상큼하다.

봉사단의 머릿결이

해초처럼 펄럭인다.


숙소는 윗마을 아랫마을

남녀 별도의 두 마을회관이었다.

최고급 호텔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편안하고 정감 있었다.


바다의 아침이 싱그럽게 열렸다.

야트막한 돌담 너머 들꽃이 웃음 짓고

잔잔한 파도가 나지막이 인사한다.

이틑날도 별 탈 없이 봉사를 잘 마쳤다.

강당 창문으로 드리우는 햇살이

짐을 챙기는 봉사단을 쓰다듬는다.

그래, 참 고마웠어.


봉사를 다녀온 듯

바캉스를 다녀온 듯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바다를 가득 품은 음식도

기억에 아른거린다.

봉사자분들도 좋은 평을 많이 남겼다.

열린의사회 누리집 활동 소식에

올라온 후기를 옮겨본다.


봉사가 왜 중독이 되는지
알게 해 준 암태도 봉사!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이었어요.

의료 소외지역 섬 봉사라
더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인연이 소중한 건
반짝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암태도 봉사는 저에게
반짝이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듣기로 이번 일정은

정말 오랜만에 생긴 2박 3일 봉사란다.

그리고 지금껏 공지가 없으니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던 셈이다.

아무래도 해외 봉사가 아니라면

3일이나 일정을 내기 쉽지 않겠지.


소중한 추억 고맙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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