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나는 일에 대해 써라
2024.9.17.
by
친절한 James
Sep 17. 2024
짜증, 짜증 난다.
말만 들어도,
생각만 해도 짜증 나네.
그런 무언가가 있을까.
마음대로 안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짜증 날 것이다.
계획대로 안되고
어그러지는 무슨 일이 있다면
짜증 날 테다.
덥거나 춥거나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맑거나 흐려도, 비가 오나 눈이 와도
짜증 날 수 있다.
짜증은 복합적인 감정이다.
하기 싫음과 귀찮음,
무력감과 분노가 뒤섞여있다.
내가 어찌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무언가를 해야만 할 때
짜증은 더 커진다.
하고 싶은 대로 안 될 때,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때도
짜증이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짜증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미풍의 실루엣도 어떤 이에게는 성가심이 되고
장미 한 송이도 누군가에겐 거리낌이 된다.
짜증 날 때 짜증이 나는데
원인이 짜증 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 짜증 나기도 하고
그런 자신에 더 짜증이 생기기도 한다.
일상 속 짜증의 목록을 떠올려 볼까.
엘리베이터가 안 온다.
차가 너무 막힌다.
번거로운 업무가 줄을 잇는다.
인터넷이 안 되고 휴대폰이 너무 느리다.
주식을 사면 떨어진다.
들어오는 돈은 많지 않은데
나갈 돈은 쌓여있다.
대출금리가 오른다.
물가도 오른다.
라디오가 지지직 거린다.
먹고 싶은 간식이 떨어졌다.
주문 상품이 품절로 취소됐다.
응가나 쉬야가 급한데 자리가 없다.
주차 자리가 없다.
잔돈이 없다.
소나기에 옷과 신발이 젖었다.
입술이 건조해서 텄다.
눈에 눈썹이 들어갔다.
휴대폰을 떨어뜨려 손상됐다.
뉴스를 보면 기분 좋은 소식이 많지 않다.
쓰다 보니 세상에는 짜증 나는 일이 많다.
짜증 없는 삶이 가능할까.
짜증이 날 때
'아, 내가 지금 짜증이 나는구나' 알면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의 상태에 집중하고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마음 챙김(mindfulness)에 충실해 본다.
의도적으로라도 지금 이 순간에
판단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다.
알아차려 받아들이고
여기에 머물러 본다.
물론 이런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짜증만 내고 있을 수도 없다.
심호흡 한 번 하고 이 한 번 악물고
입술 깨물고 눈을 감았다 떴다.
짜증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거스르지도 않고
나로 우뚝 서보자.
짜증 때문에 더 짜증 나지 않기를,
오늘도 즐겁고 편안하기를 바라며.
짜증 나는 일에 대해 써라
keyword
행복
마음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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