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같은 언어로 써라

2024.9.21.

by 친절한 James


해넘이다.

하루를 불태운 태양이 저물고 있다.

애절한 해거름은

서럽도록 아름다운 석양으로

불타오르며 이별의 정을 쏟아냈다.

곧 하늘은 어두워지며

밤의 장막을 두를 것이다.

별이 박혀 반짝이는 허공을

두루 펄럭이며 하루를 덮을 것이다.

어제처럼,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을 토닥이면서.


하루를 맞이하고 마무리하며 글을 쓴다.

맞이글과 마무리글이라고 해 두자.

맞이글은 대개 아침에 쓰는데

오후나 저녁에 쓰기도 한다.

수필이 되기도, 소설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구분 짓기 어려운 글이 된다.

그래도 좋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글자로 풀어내 옮기면 된다.

싱숭생숭한 생각을 잡아서

단어와 문장으로, 문단으로

써 내려가면 된다.

쓰다 보면 글이

첫 아이디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때로는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그래도 좋다.

글 쓰는 연습이고 훈련이니까.

어리숙하고 어정쩡해도

나만의 글감이 쌓이고 있다.

언제 어떻게 멋진 콘텐츠로,

든든한 주제와 소재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

우뚝 선 크고 멋진 나무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마무리글은 일기를 쓴다.

보통 저녁에 쓰는데

며칠 품 속에 담아두었다가

써 내려가기도 한다.

맞이글은 노트에 한 페이지 가량

써두고 브런치스토리에 옮긴다.

마무리글은 스마트폰 메모장에 쓴다.

디지털 미디어 자료는 백업이 필요하다니

예전처럼 노트에 쓰거나 별도의 파일을

만들어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어릴 때는 길게 늘어지는 감상문이 많았는데

지금은 순간의 장면들을 가볍게 잡아두는

느낌이 더 커졌다.

제출하고 평가받을 글이 아니라서

아무튼 자유롭게 기록한다.


이렇게 오늘도 글을 쓴다.

마음이 모이고 생각과 느낌이

문자로 새겨진다.

꿈과 추억이 글자라는 결정으로 맺어져

종이와 스크린에 송이송이 내린다.

1년 후에도, 10년, 100년 후에도

녹지 않고 누군가의 가슴에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기 위해 오늘도 불 같은 언어로 써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약속이다.

영생으로 피어나는 불사조의 불꽃으로

글이 피어나 은하수 너머로 빛나며 펼쳐지기를.


불 같은 언어로 써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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