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다
2024.9.23.
by
친절한 James
Sep 23. 2024
"여기쯤이었는데..."
Q의 손길이 빨라졌다.
이마에 달린 헤드라이트는
이곳의 유일한 밝음이다.
그 밑에는 창백한 Q의 눈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반짝였다.
은빛 먼지가 난잡한 벽과 잡동사니를
비추는 불빛 사이로 촘촘했다.
하긴 15년이 넘도록 누구 하나
제대로 관리한 사람이 없으니.
나무 선반이 삐그덕거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Q는 일초라도 빨리 물건을 찾아
여기를 벋어나고 싶었지만
그 마음과 달리 시야는 어둡기만 했다.
Q는 M산 중턱에 있는 한 저택 지하실에 있었다.
이 집은 Q의 외조부 Z가 살던 곳이었다.
Z가 지금 Q의 나이 즈음 해외 중개 무역으로
큰돈을 벌었다. 지독한 구두쇠였던 그가
어느 날 집을 지었다.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이곳은
Q가 태어날 때쯤 다 지어졌고
완공식에 모인 사람들은 그 규모에 놀랐다.
100명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크기,
이곳은 차라리 성에 가까웠다.
자동차가 귀한 시절에
자가용이 3대 있었고
집을 관리하는 사람 5명이 상주했다.
이들의 총괄 담당자 L은
Z와 오랜 친분을 가진 사람이었다.
L은 어린 Q를 많이 귀여워했고
Q는 L을 잘 따랐다.
Z는 농담반 진담반 질투심 어린
감정을 가끔 비추기도 했다.
Q가 열 살 여름 방학 때
Z의 집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Z는 해외 출장 중이었고
Q는 L과 집 곳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마당 구석을 맴돌며 곤충 찾기에 빠진
Q에게 L이 말했다.
"얘야, 재미있는 곳을 알려줄까?
보물이 가득한 곳이란다."
호기심 가득 Q는 L을 따라갔다.
정원 한쪽 수풀 뒤에 있던
쪽문을 따라 내려가니
지하 창고가 있었다.
여러 곳으로 나뉘어 미로 같은 공간,
그곳 깊숙한 곳에 반짝이는 쇳덩어리가 있었다.
그날 L은 왜 그걸 보여줬을까.
지금은 모두가 사라지고
성인이 된 Q가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분주하다.
Z는 그것을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고
Q는 그것을 찾는 중이었다.
그것을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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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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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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