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엔 아직 물방울이 맺혀
숲은 비의 숨결을 머금고
우리는 그 안을 천천히 걸었지
비둘기와 참새를 향해
작은 발로 껑충껑충 뛰는 너
웃음은 나뭇잎 사이로 날아가더라
흔들의자에 나란히 앉아
갓 쪄낸 옥수수를 나눠 먹으며
하늘 한 조각만큼 평온해지는 오후
순간이 충만하다
모든 게 여기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비도 멈추고, 시간도 쉰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는 오래전 숲에서 함께 살았을지도
수천 번의 계절을 돌아 다시 만난 인연일지도
그래서 나는 고맙고
그래서 너를 더 사랑해
숲처럼, 비처럼, 조용하고 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