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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Oct 30. 2022

오늘의 브런치 덕분에

오늘은 계획했던 아이들과의 나들이를 취소하고 집에서 조용하고 평안하게 하루를 보냈다.


슬픈 참사에 참가하고자 했던 행사들이 취소되기도 했고, 아이들과 함께 밖에 나가 즐길 마음이 생기지를 않았다. 간간이 뉴스특보를 챙겨보고, SNS를 들여다보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 치우고, 고구마를 쪄서 간식을 먹이고,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이렇게 보냈는데 벌써 해가 질 시간이 되었다.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난 아이들에게 어제의 참사를 얘기해주었지만, 아이들은 어떤 사건인지 얼마나 슬픈 인지 잘 와닿지 않는 듯 했다. 평소와 같이 핸드폰도 하고 게임도 하고 빈둥대며 보낸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새삼스럽게 무탈히 흘러가는 하루가 감사했다.


조용하던 브런치에도 이태원 사고 글 작성에 주의를 요청하는 공지가 올라오고 여기저기에 애도의 글들,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담은 글들이 보였다. 공감도 하고 같이 슬퍼도 하며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보다 더 많은 일상의 글들도 읽어보았다. 브런치북 공모전 마감일을 앞둬서일까, 오늘따라 흥미로운 글들이 많이 보였다. 매력넘치는 각양각색의 글들을 읽다보니 아팠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타인의 일상을 보며 위로를 얻었다.


해가 지고, 다시 어두워진다.

어제의 참사가 떠올라 마음이 잠시 심란하지만, 오늘의 브런치 글들로 받은 위안을 기억하며 하루를 마무리할테다.


오늘은 자기 전에 짧게 나마 기도하자.

실종신고 후 애타게 기다릴 가족들, 유가족들, 현장에서 수고하는 분들과 같이 슬퍼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뜻하지 않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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